“2010년 전국장애인 동계체육대회에서 빙상 1위는 ‘인천’입니다.”

지난 해 9월 꾸려진 ‘인천시 장애인빙상연맹’, 이용범(57) 회장의 포부다. 장애인빙상연맹 선수단은 지난 달 춘천에서 열렸던 ‘제6회 전국쟁애인동계체육대회’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 등을 획득해 종목별 순위 7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창단한 지 5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학원연합회를 이끌고 있는 이용범 회장은 고무될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그는 인천시장애인체육회 정희성 사무처장으로부터 빙상연맹을 맡아달라고 부탁을 받았다. 정 사무처장이 2·3대 학원연합회 회장을 지냈던 인연을 뿌리치기 힘들었다.

‘그래, 해보자’라는 마음자세로 이 회장은 내부 조직을 정비, 풀뿌리 체육의 토양을 다지기 시작했다. 그해 12월 인적네트워크를 이용해 ‘제1회 교육감배 장애청소년 빙상대회’를 추진했다. 인천 전 지역의 특수학교, 특수학급 청소년 50여 명이 참여하는 등 성공리에 이 대회를 마쳤다. 특히 인천은 물론 전국적으로도 장애인 대회에서 교육감배 타이틀을 갖은 것은 처음이었다고 한다.

힘겹게 선수단을 구성했지만 하드웨어 등도 문제였다. 인천에 마땅한 빙상 훈련장소를 찾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체육회의 지원으로 연수구 동남스포피아 빙상장을 대관, 빙상교실을 시작했다. 이 회장은 스케이트를 처음 접한 장애학생들이 구슬땀을 흘리며 훈련에 집중해 점점 스케이트에 적응하는 학생들을 지켜봤다.

빙상교실과 빙상대회 등을 통해 선수 9명을 선발한 뒤 더욱 강화된 훈련을 시작했다. 두 달 동안 500m와 1천m 코스를 집중적으로 훈련했다. 춘천 대회는 전국대회 첫 출전이라 ‘동메달 하나만이라도…’라는 심정이었는데 은메달과 동메달 2개씩 획득, 전국 7위라는 성적을 거둔 것이다.

“인천 관내 장애인 빙상생활체육의 저변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고, 나아가 장애인들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빙상 체육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빨 빠르게 움직일 예정입니다.”

이용범 회장의 각오다. 특히 그가 살고 있는 계양구 지역의 장애인 어머니 모임에 참석한 뒤 더 일찍 관심과 배려를 했어야 한다는 생각도 갖게 됐다고 한다.

지역의 복지시설을 찾는 것도 그의 일 가운데 하나가 됐다.

‘신의’를 중요한 덕목으로 삼는다고 밝힌 이 회장은 전남 장성 출신으로 지난 1979년 인천에 둥지를 틀었다.

꼭 20년이 지난 만큼 이젠 ‘인천인’으로서 지역의 일꾼이 다 됐다는 자부심도 느껴진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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