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옹진군의 신도와 시도는 섬이라기보다 오히려 드라마 세트장으로 더욱 유명해졌다. 인천 시민들에게도 낯설기만 했던 이 섬들은 이제 사랑과 낭만의 상징이 됐다.

현지에서 촬영한 드라마들이 속속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며 한류 열풍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눈에 띌 만한 큰 섬은 아니지만 곳곳에 비경이 숨어 있는 그곳. 아름다운 자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가 바로 이곳 신도와 시도에 담겨 있다.



과거에는 하루에 두 번 만 나타나는 잠수교로만 통행이 가능했던 신도와 시도는 지난 2005년 준공된 길이 579m의 연육교가 들어선 이후 언제든지 서로 왕래할 수 있게 됐다.

시간의 구애 없이 통이 가능하고 가로등 불빛과 어우러진 야경이 장관으로 꼽히는 연육교는 여행객들에게는 편리함과 함께 색다른 풍경을 제공한다.

신도는 낙조가 아름다운 곳으로 유명하다.

뭐니뭐니해도 구봉산 정상에서의 풍경은 장관이다. 구봉산은 완만한 경사로 누구나 가벼운 등산이 가능하고 700여 그루의 벚나무가 식재돼 있어 산중턱의 성지약수터와 함께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산 정상의 구봉정은 장보와 북서쪽과 강화도 서쪽 사이에 위치해 있어 해질녘에는 은빛물결과 함께 붉은 빛이 물드는 해넘이가 일품이다.

또 늦은 시간 바라보는 인천국제공항의 야경도 좋은 볼거리다.

무엇보다 신도는 노랑부리백로와 괭이갈매기의 서식지이기도 하다.

노랑부리백로는 장봉도에서 서쪽 해안으로 약 20.5㎞ 떨어진 거리에 있는 작은 바위섬에서 집중적으로 번식한다. 둥지는 마른 비쑥으로 엮어 엉성하게 만들며, 대개 3~5개의 알을 낳는다. 괭이갈매기는 대부분 섬의 비탈진 곳이나 절벽의 바위에서 번식하며 일부 무리는 정상주변에서 노랑부리백로와 함께 번식한다. 둥지는 암초 또는 나무나 풀이 드문드문 자라는 곳에 만든다.

신도 노랑부리백로 및 괭이갈매기 번식지는 멸종위기에 있는 진귀한 여름철새인 노랑부리백로가 번식하는 장소다. 이곳은 우리나라 최대의 괭이갈매기 번식지 중의 하나로 꼽혀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될 정도로 청정지역이다.

여기에 신도의 자연 풍광을 배경으로 한 이서진과 김정은 주연의 드라마 ‘연인’ 세트장이 새로운 재미를 전해 준다.

신도 이웃에 자리한 시도는 ‘수기 해변’이 큰 자랑거리다.

‘수기해변’은 수심이 얕고 경사가 완만하며 희고 고운 백사장이다. 그 주변에는 소나무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시원하고 쾌적한 해변으로 이름 나 있다. 이런 아름다운 해변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각광을 받고 있다.

대표적인 드라마는 비와 송혜교 주연의 ‘풀하우스’다. ‘수기 해변’의 풍경에 ‘풀하우스’ 세트장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권상우, 김희선 주연의 드라마 ‘슬픈 연가’ 역시 시도에서 촬영돼 세트장을 찾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답답한 일상에 지쳐있다면 자연에 위로받고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될 수 있는 신도와 시도를 찾아보면 어떨까.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 모도

신도, 시도와 함께 인근에 있는 모도는 형제 섬으로 불린다. 2002년에 준공한 시·모도 연육교는 신·시도와 모도를 연결해 준다. 신도와 시도가 대중예술을 보여준다면 모도는 순수예술의 섬이다. 모도의 장관은 바로 ‘배미꾸미’ 해변 주변에 설치돼 있는 대형 조각품들이다.

조각각 이일호씨가 ‘모도와 이일호’라는 이름의 조각공원을 조성해 유명세를 타고 있다. 그는 개인 작업실 겸 건물을 짓고 앞마당 잔디밭에 자신의 작품들을 전시했다. 조각품들과 바다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이 곳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 ‘시간’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조각 작품들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것이 모도의 장점이다.

# 가는길

▲여객선

(차량 도선 가능, 평일 12회/주말·공휴일 수시 운항)

① 월미도→영종도(㈜용주해운 ☎032-762-8880~2)

② 인천 월미도→영종 구읍선착장(용주해운-차량 수송 가능, 10분)→삼목선착장 사거리(버스30분)→삼목선착장(도보10분)

③ 삼목선착장→신도(㈜세종해운: ☎032-884-4155)

△운임= 대인기준 삼목~신도 약 2천원, 삼목~장봉 약 3천원

△삼목선착장-세종해운 이용(차량 수송 가능, 삼목에서 신도 경유(10분 소요)→장봉(30분 소요)

▲버스=(강인여객㈜ ☎(032)578-1738)

① 동인천역 112번 좌석버스→서부산단 입구 710번 환승→삼목선착장 사거리→삼목선착장(도보 10분)

② 계산역 710번 탑승→교통연수원→공촌사거리→서부공단입구→공항신도시→삼목선착장 사거리→삼목선착장(도보 10분)

③ 서부공단 입구에서 710번으로 환승 가능 버스 : 111번(갈산동, 부평역), 112번(동인천, 연수동), 302번(부천시 송내동), 306번(하인천), 307번(검단, 불로동), 308번(김포시청)

▲마을버스= 신도선착장과 장봉선착장에서 여객선 도착 시간에 맞춰 마을공용버스 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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