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년 간 교편을 잡았던 미술교사의 특별한 명예 퇴임식’

학생들의 박수를 받으며 일회성으로 끝날 명예 퇴임식이 한 교사의 독특한 생각으로 의미있게 변했다. 주인공은 부평서여중의 장명숙(59·여) 교사.



그는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부평역사박물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미술교사로 활동하며 만든 작품 60여점을 전시하는 것으로 명예 퇴임식을 대신했다.

장 교사는 “학생들에게 박수 받으며 학교를 떠나기 보다는 좀 더 의미있는 명예 퇴임식을 갖고 싶었습니다”라고 전시회를 열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는 지난 1972년 계양중에서 처음으로 교단에 선 뒤 지금까지 평교사로 학생들과 함께 학교를 지켜왔다.

장 교사는 “처음 교단에 섰을 때는 아무것도 몰랐고 그러다 보니 젊은 시설에 가르쳤던 제자들에게는 미안한 마음도 있어요. 사랑을 주기보다는 말을 듣지 않아 훈계하는 경우가 많았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을 의무적으로 생각했거든요”라고 회고했다.

하지만 동료 교사들은 장 교사를 학생들에게 자상하고 인정 많은 선생님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부평서여중의 한 교사는 “장 선생님처럼 아이들을 사랑으로 지도하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 본 선생님도 드물다”며 장 교사가 정년까지 아이들과 함께 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 아쉬워 했다.

장 교사는 이번 전시회에서 예상치 못한 축하와 박수를 많이 받았다. 제자들은 물론 동료 교사들은 전시장에 들러 명예 퇴임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특히 37년 전 첫 제자들이 찾아왔을 때 장 교사는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장 교사는 “교사란 학생들에게 아낌없이 사랑을 나눠줘야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어느덧 50대 장년이 된 제자들과 함께 늙어가며 편안한 친구처럼 지내고 싶다”고 말했다.

장 교사는 앞으로 자신의 전공을 살려 틈틈이 작품활동을 하며 남은 여생을 채울 생각이다. 최미경기자 mkchoi333@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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