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단체에서 필자에게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라는 주제로 강의를 부탁했다.

이 지면을 통해 여성과 한국의 정치에 대해 몇 자 적어보겠다. 외국사람들은 대한민국을 ‘롤러코스터’의 나라라고 말하곤 한다.

한국에 놀이기구가 많아서 하는 말은 아닐 것이다.

선진국이 백여년 걸린 산업화를 몇십년만에 해냈고, 민주화도 빠른 속도로 이루어냈기에 하는 말일 게다.

즉 우리의 ‘빨리 빨리’의 정신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필자는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도 그럴 것으로 본다.

이미, 가속도가 붙어 그렇게 가는 중이다.

그리고 그것은 대세다.

현재 한국의 여성정치참여가 미흡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여성정치의 시대는 분명히 도래하고 있다.

벌써, 우리나라의 정치서열상 2위인 국무총리가 여성이고, 우리나라의 가장 큰 야당의 당수가 여성이었다.

그리고, 한국의 가장 큰 광역단체장인 서울시장의 여당후보도 여성이었다.

아직 단언하기는 뭐하지만 2007년에 있을 대통령선거도 여성후보끼리의 대결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소위 박근혜-강금실 대진표이다.

그러한 흐름은 외국도 다르진 않다.

독일은 메르켈이라는 여성이 총리로서 국정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유대인과 여성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보수적인(?) 미국도 2008년에 있을 대통령선거에서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과 공화당의 라이스장관 간의 맞대결 성사여부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이러한 여성정치 붐은 남성중심의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염증을 반영하기도 한다.

또한 사회가 점차 민주적으로 정착하고 있는 반증이기도하다. ‘나라를 맡는 것은 그래도 남자가 해야지’ 라는 생각은 이제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고대국가처럼 이제 더 이상 장군이 나서서 나라를 이끄는 시대가 아니다.

국민들은 무력을 상징하듯, 그러한 남성적인 ‘밀어붙이기’ 리더십을 원하지 않는다.

지금의 시대는 각자가 자신의 일을 하는 가운데 원만히 돌아가는 사회로 표현할 수 있다.

그렇기에, 국민들은 모든 사회영역을 다 챙기는 철인 대통령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고 통합을 이끌 수 있는 대통령을 선호하는 것이다.

국민들은 기존의 정치인들이 보여준 당파적 진흙탕 정치싸움을 혐오한다.

또한, 투쟁적이고 대립적인 정치인에 싫증을 느낀다.

이제는 국민생활을 중심에 두는 살가운 ‘생활정치인’을 원하고 있고, 화합에 바탕을 둔 차분한 정치인을 바라고 있다.

이러한 국민들의 의식변화는 여성의 정치참여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달리 말하면, 소위 ‘더러운 정치판’을 잘 키워온(?) 기존의 남성정치인에 대한 단죄이기도 하다.

필자는 이러한 국민적 트렌드에서 우리 여성정치의 희망을 본다.

하지만, 앞으로의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는 여성의 기본적인 평화적이며, 인자한 자질만으로는 오래가지 않는다. 왜냐하면, 남성들도 그러한 모습을 닮아 갈 것이기에 그렇다.

그렇지 않고는 살아남지 못한다.

결국,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는 여성의 적극적인 정치참여와 공부하는 자세에 달려 있을 것이다.

사회현상을 세밀히 관찰하고, 어떻게 이슈들을 주도하며, 어떻게 조화롭게 타협하는가가 남성, 여성을 떠나 모든 정치인들에게 요구되는 미래의 덕목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지금은 남성 중심의 정치문화와 인맥 속에서 여성정치참여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기존의 많은 여성정치인들이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고 있기에 여성의 정치참여는 그 미래가 밝다고 하겠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여성이 기존에 보상받지 못했던 정치적 지분만을 요구하는 인상을 심어서는 안된다.

그보다는 아! “확실히 여성정치가 능률적이고 신선하구나” 라는 인상을 국민들에게 심어줄때, 정치의 남녀차별은 해소 될 수 있다고 본다. 여성정치인들의 분발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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