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들레르는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이렇게 썼다.

“내 인생은 숲에서 길을 잃은 여행자와 같았다.” 여행자는 어느 순간 아주 멀리서 비치는 희미한 빛을 보게 된다.

삼림지기 집의 창문에서 새어나오는 빛이다.

이제 여행자는 어디로 가야 할지 알게 되었다.

그런데 여행자가 그쪽으로 가는 동안 삼림지기는 침대에 들었고 촛불은 꺼져버렸다.

그때 보들레르의 외침이 다시 터져나온다.

“악마가 여인숙의 창에 비치던 모든 빛을 다 꺼버렸다.” 절망에 빠진 외침이다.

왜냐하면 그에게 결핍된 것은 절대적인 기준이기 때문이다.

그는 목표를 상실하고 말았다.

피에르 신부의 유언 / 아베 피에르 / 웅진 지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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