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시민구단의 성공 신화를 일궈낸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이하 인천utd)가 또 한번의 신화 창조를 위해 혹한기 중국 쿤밍(昆明)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내달 초 시즌 개막을 앞두고 진행되는 이번 전지훈련은 인천utd의 정상 도전에 가장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지난달 22일 인천을 출발해 4주간의 해외 전지훈련 막바지에 접어든 인천utd의 모습을 현장의 모습을 담았다.

앞으로 3회에 걸쳐 연재될 인천utd 전훈 리포트는 지난해 구단 행사를 통해 전지훈련 참관의 행운을 얻어 지난 6일 이곳 쿤밍에 도착한 시민 엄인흠(36. 인천 부평구 청천2동)씨의 눈으로 기록했다.






쿤밍으로 향하는 대한항공 885편에 탑승한 엄인흠씨

6일 오후 6시 30분 설레는 마음으로 쿤밍행 비행기에 올랐다.

운동장 멀리서만 볼 수 있었던 선수들을 직접 만날 수 있다는 조금은 유치한 생각에서부터 올 시즌 팀 전력에 중요한 변수가 될 새로운 용병과 신인 선수를 먼저 만나 볼 수 있다는 기대에 최근 며칠간은 마냥 들떠 있었다.

그러나 쿤밍행 대한항공 885편에 탑승해 자리를 잡는 순간, 기쁨도 잠시 지난시즌 마지막 챔피언 결정전 때 불타던 적대감이 다시 한번 온몸을 엄습했다.

김정남 감독이 이끄는 울산 현대 선수들이 같은 비행기에 올라 탄 것이다. 당시 1-5 참패의 기억과 함께 왠지 모를 부자구단에 대한 강한 시샘이 출발 전 들뜬 기분을 가라앉혔다.

비행기는 4시간 30분 만에 쿤밍 디칭(迪慶)공항에 도착했다. 이곳 쿤밍은 중국 운남성의 성도로 해발 1천895m의 고원도시다.

1년 내내 꽃이 필 정도로 따뜻하고 쾌청해 춘성이라고 도 불린다.

공항에서 인천utd의 전훈 캠프까지는 버스로 30분. 숙소인 홍타(紅塔)스포츠센터에 도착한 시간은 현지시간 자정이 가까워서다.

다음날 선수들의 훈련 일정을 체크하고, 우선 배정된 객실에 짐을 풀었다.

선수들의 일정은 매일 오전 7시부터 시작된다. 선수들은 캠프 근처에 위치한 전지(滇池)를 끼고 30분 정도 산책을 겸한 간단한 몸 풀기를 끝낸 뒤 아침식사를 한다.

구단에서는 선수들의 까다로운 입맛과 영양보충을 위해 특별히 국내 선수단 숙소의 주방 아주머니를 동행했다. 처음에는 예산 문제로 계획에 없었지만 선수를 친 자식처럼 애지중지하는 장외룡 감독의 적극적인 요구에 구단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선수들의 산책로인 전지는 곤명호로 불리는 고원상의 담수호다. 호수 면적이 자그만치 250㎢로 수평선이 보일 만큼 큰 담수호다.

이어 오전 10시부터 본격적인 훈련이 시작된다. 오전에는 주로 장기레이스인 K리그에 대비한 선수들의 체력강화에 중점을 둔 훈련이 진행된다.

기자들과 함께 캠프를 찾은 뜻밖의 손님에 맨 먼저 반긴 것은 장외룡 감독이다.

장 감독은 “올 시즌 인천의 캐치프레이즈는 ‘시민 속으로’라며 지난해 성원에 감사하고, 올 시즌 역시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보답하겠다”며 따뜻한 인사말을 건넸다.

그러나 왠지 장 감독의 얼굴에 근심이 가득해 보인다.

뒤 늦게 안 사실이지만, 현지 운동장 잔디사정이 좋지 않아 신인 선수들의 부상이 잇따랐다고 한다.

아직 프로세계에 적응하지 못한 신인 선수들이 체력적인 면에서 기존 선배들을 쫓아가지 못한 것도 있지만 무리한 운동으로 부상을 자초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 시즌 활약을 기대했던 김한원(25)과 이강혁(22)의 부상은 올 시즌 장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한다.

현역 해병대 출신의 골게터 김한원이 훈련도중 오른쪽 발목에 뼛조각이 발견, 수술이 불가피해졌고, 시급한 중앙수비수 자리에 이강혁이 오른쪽 정강이뼈 골절과 인대 파열로 프로데뷔 첫해 병원 신세만 져야 할 처지다.

더욱이 이들 두 선수는 지난해 말 신인 드레프트 ‘0’순위로 인천utd가 선발할 만큼 일찌감치 눈독을 드려온 신병기여서 장 감독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오전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점심 시간 후 2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뒤 오후 3시부터 각 포지션별 전순훈련에 들어갔다.

공격-미드필드-수비 등 각 포지션별, 그리고 개인별 맞춤형 훈련과 함께 7대 7 미니 게임 등을 통해 조직력을 다지는 데 치중했다.
그리고 좌우측 코너킥과 다양한 각도에서의 프리킥을 시도하며 득점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전술훈련도 엿볼 수 있었다.





홍타스포츠센터 운동장에서 장 감독과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방문 첫날, 인천utd의 새로운 용병에 대한 입단 테스트도 지켜 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이적이 확실시 되고 있는 세바스티안(21)의 빈자리를 메울 용병으로 첫선을 보인 선수는 크로아티아 출신의 마리오(20)다.

수원 삼성의 용병 마토와 전에 같은 팀에서 뛰었다는 마리오는 키 194에 인천utd의 스트라이커 라돈치치와 사뭇 닮았다.

그러나 간단한 테스트 후 이날 있은 북한 4.25 대표팀과의 연습경기에 전반 45분 출장했지만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채 이렇다할 두각을 나타내지는 못했다.





입단 테스트를 받는 마리오 선수

구단 측은 앞으로 2명의 용병을 더 테스트 한 뒤, 영입대상을 선택할 방침이다.

오후 훈련을 끝으로 모든 훈련일정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저녁 식사 후 9시부터 조별 웨이트트레이닝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신인 장경영은 “선배들 때문에 내색은 못하지만 사실 죽을 맛”이라며 집에 갈 날만 손꼽았다.

다음 리포트는 7일 비공개로 벌어진 북한 4.25 체육단 소속 축구팀과의 연습경기 모습과 선수들의 각오를 들어봤다.[쿤밍=리포트 엄인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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