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다문화’가 우리 사회의 한 축으로 자리잡았다. 다문화가정, 다문화시대, 다문화세대 등 다문화에 대한 화두는 이미 각기 다른 문화 자체에 대한 논의를 넘어서 ‘삶’에 대한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우리와 그들을 어떻게 ‘또 다른 우리’로 만들고 함께 하느냐가 곧 국가 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다.




(지난해 5월 문학경기장 북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2008 인천 아시아 이주민 축제에 참가한 이주 외국인들의 모습.)

인천도 예외는 아니다. 인천 지역 등록 외국인이 2%에 이르고 있고 전국에서 세번 째로 외국인 비율이 높다. 외국인 비율은 지금 이 순간에도 증가하고 있다. 1980년대 중반 이후 시작된 수도권 정비 및 공업 재배치 사업에 따라 대규모 공업단지가 형성되면서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인천을 찾은 청년들이 지금까지도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행복한 결혼 생활을 그리며 인천에 둥지를 튼 여성들도 수천 명에 이른다. 피부색 다른 엄마, 아빠를 둔 이주민 2세들은 각자의 장래희망을 키우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이들에게 우리나라는, 혹은 인천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이다. 다문화 인종과 그들의 가족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부족하다. 가장 부족한 것은 다문화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초·중·고교 생의 72%가 ‘우리나라에 사는 외국인들이 늘어나는 것은 세계화시대에 바람직한 현상인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 사이 외국인들은 그들만의 커뮤니티와 네트워크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

인천은 다문화시대를 선도하는 도시가 될 가능성을 바탕에 둔 도시다. 1883년 개항 이후 공식적으로 각국의 조계지가 만들어진 도시가 인천이고, 우리나라 첫 이민 역사가 시작된 곳도 인천이다. 비록 외세에 의한 개항이긴 했으나 쏟아지는 외국 신 문물이 향토 문물과 섞여 우리만의 새로운 문화를 만든 곳이 인천이다. 국토개발 시대, 다양한 지역 문화가 몰려들기도 했다.

인천신문은 올해 다문화기획 ‘손에 손 잡고’를 연재한다.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는 ‘다문화’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를 매월 2회에 걸쳐 담아내고자 한다. 결혼이민자, 외국인노동자, 이주민 2세 아이들, 새터민 등 인천을 구성하는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은 현재 어떤 모습으로 살고 있으며 이들이 꿈꾸는 미래는 어떤 것인지를 심층 보도한다.

이를 통해 인천시민과 시민이 되길 바라는 외국인들이 ‘또 다른 인천’을 만들어 내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한다. 최보경기자 bo419@i-today.co.kr

4만9천여명 … 10년새 3.7배 늘어

인천 지역 등록 외국인은 해마다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지역 내 등록외국인은 총 4만9천165명이었다. 1998년 1만3천205명에 불과하던 등록외국인은 10년 만에 3.7배 이상 늘어났다.

2005년도 당시 동포자진귀국 프로그램에 따라 등록외국인 수가 다소 줄었지만 이듬해 또다시 급격히 늘며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그래프 참조> 등록 외국인이란 국내에서 91일 이상 체류하기 위한 비자를 가지고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등록을 한 장기체류 외국인으로 등록외국인 범주에서 벗어난 불법 체류 외국인까지 합칠 경우 지역 내 외국인 수는 더욱 늘어난다.

인천 지역 외국인 비율은 서울과 경기에 이어 세번째로 높다. 2007년도 인구 기준 서울 지역 외국인은 22만9천72명으로 서울시민의 2.2%가 외국인이었고 경기도 외국인은 23만4천30명으로 경기도민 2.1%가 외국인이었다. 인천 역시 시민 1.7%가 외국인으로 2%에 가까운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다.

이들 인천 지역 등록외국인의 구성 비율은 해마다 더욱 다양해 지고 있다.

2008년도 3/4분기 계간인천통계에 따르면 지역 내 등록 외국인 4만9천165명 중 절반에 가까운 2만4천508명이 중국(조선족 포함)인이었다. 뒤를 이어 베트남이 4천846명, 필리핀 3천175명, 대만 2천909명, 태국 2천612명 순이었다.

이 밖에도 파키스탄, 스리랑카, 카자흐스탄, 네팔, 요르단, 인도, 인도네시아, 방글라데시, 이라크, 몽골, 나이지리아, 싱가포르, 터키, 우즈벡키스탄, 미국, 일본, 영국 등 다양한 외국인들이 인천에 등록돼 있다. ‘기타’로 표기된 외국인만해도 800명이 넘는다.

지역별로는 남동구가 1만2천155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구(1만578명), 부평구(7천778명), 남구(6천677명) 순으로 공단 밀집 지역일 수록 외국인 수가 많았다.

이들의 거주목적은 크게 ‘취업’과 ‘결혼’으로 나뉘고 있다.<표 참조> 2007년도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외국인 중 61.2%는 연수취업(E-8), 방문취업(H-2), 비전문취업(E-9) 비자를 받은 외국인 노동자였다. 국민의 배우자(F-21) 비자 등을 받아 결혼한 이민자는 14.4%였다.

결혼이민을 통해 다문화가족으로 분류된 세대는 서울과 경기·인천 지역이 전체의 76.5%를 차지할 만큼 수도권 거주 비율이 높았다.

이들 외국인 중 결혼이민으로 구성된 지역 내 ‘다문화가족’은 6천870세대(2008년 5월 기준)로 이들 사이에 태어난 자녀들도 4천500여 명을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최보경기자 bo41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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