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학동마을공동체의 출발은 지난 1998년 청학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에 따른 마을 현안문제 해결을 위해 주민 약 570여명이 자발적으로 모이면서부터다. 당시 한시적인 대책위원회 활동이 마무리되면서 위원회 해산보다는 이후 더 좋은 일을 해보자는 것이 청학동마을공동체의 출발점이다.

당시 위원회와 주민들은 마을지킴이 역할과 마을공동체운동을 체계적으로 하자고 제안했다. 마을공동체운동이 결의 된 이후, 교육을 전담하는 부설단체로 나눔의 교실을 설립했고 현재 운영 중인 청학동마을공동체학교와 구립 은빛나무 어린이집을 위탁 운영하고 있다.



◆도심 속 마을공동체 = 청학동마을공동체운동은 지난 1998년 10월, 청학지구토지구획정리사업 지구 내 주민578명이 자발적으로 ‘청학동재산권사수주민대책위원회’를 결성하며 시작됐다. 인천시 공영개발사업단을 상대로 부당한 감보율에 대한 저항운동이 첫 시작인 셈이다. 쉽지 않았던 청학동 주민들의 ‘부당감보율 철회운동’은 1998년 10월13일부터 1999년 12월23일까지 14개월 동안 진행됐다.

토지구획정리사업법(도시개발법)의 틀 안에서 법에 보장된 주민들의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며 지역주민들의 재산권과 주거권을 지켜낸 위원회의 활동은 전국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주민권리찾기 운동으로 묘사돼 인천시 시사에 기록돼 있다.

부당감보율철회운동이 성과를 남기고 현안이 종결된 이후 대책위와 주민들은 어렵게 만든 단체를 해체하기보다는 이를 발전시켜 마을 지킴이로 남아 마을공동체운동 전개하자는데 뜻을 모으게 되고, 결국 청학동마을공동체가 결성된지 10년이 흐르게 되는 것이다.

윤종만 위원장은 “그동안 마을공동체가 저소득층가정의 자녀들을 위한 보육, 급식, 장학사업 등을 꾸준히 하면서 자체적인 마을수칙을 만든 것이 주효했다”고 말한다.

청학동마을공동체 수칙에는 ‘서로의 다른 종교를 존중하기, 자라나는 마을 어린이 보호 육성, 자연사랑, 나눔과 섬김’등이 있다. 마을을 구성하는 공동체로서 서로를 존중하는 가운데 마을의 공동번영과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목표를 세운 셈이다.

◆청학동 이웃을 위한 사랑나눔의 원천 = 청학동마을공동체의 구성원은 청학동에 거주하고 있는 650여 세대 주민이다. 여기에 20명으로 구성된 집행부의 운영위원들은 각기 회사원, 학원강사, 공무원, 자원활동가, 현직교사, 자영업자 등 다양하다. 여기에 정치인 등이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주된 활동은 연수구에서 위탁받은 방과후 학교다. 위원회에서 자체적으로 지난 2001년부터 ‘마을공동체어린이공부방’으로 운영하던 것을 지난 2004년 들어서 ‘청학동마을공동체학교’로 변경해 연수구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해오고 있다.

현직 초등학교교사 4명을 포함해 12명 자원활동교사의 도움으로 학습지도를 해오던 중 지난 2004년 6월 연수구청으로부터 ‘청학동 방과후교실’로 지정받아 나눔의 교실 3개 층을 새롭게 개보수해 단장했다.

매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기본 교과목인 국어, 수학, 영어, 사회, 과학, 음악, 미술 등을 비롯해 한자교육, 사물놀이, 단소, 인성교육, 미술심리치료, 월1회 체험학습, 동·하계수련회 학습발표회 등을 지도하고 있다.

모두 기초수급권가정, 저소득 맞벌이가정, 한부모가정 등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전액 무료로 학습을 지도하고 식사도 제공한다. 또한 위원회에서는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세대를 대상으로 집수리 및 도배 사업, 생활이 어려운 홀몸노인에게 명절에 마을잔치 등 문화행사를 매년 열고 있다.

또한 매년 마을주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공부방 아이들의 공동체학습발표회에서는 주민들이 음식을 나눠먹기도 한다.

저소득층 밀집지역인 마을의 특성상 한 부모, 조손, 맞벌이가정의 큰 시름이 영유아의 보육문제라고 인식한 마을공동체에서는 위탁운영 응모에 참여해 구립어린이집 위탁단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4월부터 정원99명의 구립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급식재료는 충남 홍성 유기농 재배농가와의 직거래를 통해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밤10시까지 시간 연장보육과 장애아 통합보육을 통해 이웃들의 든든한 언덕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쟁점현안에 대한 마을공동체의 인식과 참여 = 과거 창학지구 토지구획정리사업의 감보율 투쟁에서 보듯 마을공동체의 또다른 특징은 쟁점현안에 대한 참여의식이다.

최근에는 철도청이 수인선 건설사업과 관련해 청학구간은 고가 및 지상으로 건설한다는 실시 설계안을 발표해 마을공동체위원회는 1999년 8월부터 2004년 1월까지 54개월 동안 시민단체와의 연대활동, 수인선지상건설반대시민협의회 결성, 각종 집회는 물론 주민공청회, 안산시의회와 연대한 수인선 철로변 걷기운동 등 다양한 방법으로 ‘청학구간 지상건설 반대’ 활동을 전개했다.

결국 철도청으로부터 “수인선 청학구간은 지중화로 건설하겠다”는 답변과 함께 실시설계 계획서에 이를 반영하는 등 결실을 보기도 했다.

윤종만 위원장은 “그동안 마을공동체는 마을의 현안문제 해결 및 저소득가정의 보육문제에 우선순위를 두고 사업을 진행했다”며 “부모교육 프로그램를 비롯한 다양한 동아리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평생학습 마을 만들기 운동에 주력하는 등 교육과 문화 복지를 아우르는 공동체운동의 지평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목표다”고 강조했다. -끝-김요한기자 yohan@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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