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했던 장마가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목청 돋워 시끄럽게 울어대는 매미소리와 함께 불볕더위가 연일 기승이다.

덥고 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으로 남부지방에는 이미 열대야 현상이 며칠째 이어지고 있는데 금주 후반 께는 중부지방에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예보이다.

이달 중순 후반까지는 평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더운 날씨가 이어지다가 하순이 돼서야 더위가 조금씩 누그러질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하고 있다.

이렇게 찜통같은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면 누구나 한 번쯤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 바다나 계곡으로 피서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인천의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들이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는 우울한 소식이 들린다.

해양개발연구원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인천의 해수욕장을 이용한 피서객은 2001년 318만 명에서 지난해 156만 명으로 4년간 무려 절반 이상이나 줄어들었다.

피서객이 해마다 평균 16.3%씩 줄었다는 얘기다. 인천을 제외하고는 같은 기간에 해수욕장 피서객이 감소한 광역자치단체는 11개 시·도 가운데 경상남도가 유일하다.

부산이 62%가 늘었고 충청남도는 무려 80%가 증가했다. 이렇게 다른 지역 해수욕장 대부분은 갈수록 피서객이 증가하는데 반해 인천지역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결코 가벼이 보아 넘길 사안이 아니다.

인천의 해수욕장은 모두 37개로 전국에서 네번째로 많다.

그런데 피서객이 자주 찾는 해수욕장 순위에서 을왕리 29위, 백령도 71위, 송도 81위, 무의도 117위, 영흥도 122위 등 전국 128개 해수욕장 중 인천의 해수욕장은 겨우 5개 뿐이다.

인천의 해수욕장을 찾았다고 응답한 사람들도 인천과 서울 시민이 대부분이었다.

서포리 승봉도 자월도 같은 훌륭한 해수욕장들이 순위에서 빠져 있는 점이나 인천의 해수욕장을 찾은 사람 대다수가 인천과 서울 시민이었다는 것 등 여러 사실로 유추해 볼 때 피서객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은 홍보부족이나 교통불편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옹진군이 수상안전요원 운용, 편의시설 확충 등 해수욕장 관리를 위해 연간 7억원을 쓴다지만 예산이 많지 않은 기초자치단체가 수많은 해수욕장에 대한 홍보와 아울러 피서객 유치를 감당한다는 것은 상당히 버거운 일이다.

시 차원에서 적극 나서야 한다.

흔히 피서지로 동해안의 해수욕장들을 꼽지만 동해안은 대체로 수심이 깊고 물의 온도가 차가워 8월 중순만 지나도 물속에 오래 있기가 어렵다.

또한 급경사가 많고 파도 치는 날도 많아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이 이용하기에는 상당한 위험과 불편이 따르는 단점도 있다.

반면에 대륙붕이 잘 발달돼 있는 서해안은 해수욕장 대부분이 아주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어 수심이 대체로 얕다. 어린이들에게는 가장 안전한 해수욕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장점을 살린 적극적인 홍보로 관광시대 섬의 독특한 가치를 살려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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