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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호주의 철폐 후 유학생 주로 정착
호주는 미국과 캐나다와 더불어 화교들이 이민을 선호하는 서구 국가 중 하나이다. 물론 호주가 미국처럼 강력한 경제력을 가진 나라인 것은 아니다. 또, 캐나다처럼 미국과 접근성도 좋고 비교적 유색인종이 살기 좋은 나라인 것도 아니다. 하지만 호주를 찾는 화교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 4월에 베이징 올림픽 성화 주자 80명이 호주의 캔버라에서 16km 구간의 성화 봉송이 있었다. 그때 봉송 출발점부터 종착점까지 호주 화교들은 “중국은 하나”라고 외치며 환호했다. 그런데 그 인원이 자그마치 1만여 명이었다는 것은 놀랍기만 하다. 호주는 약 100년 가까이 백호주의(白濠主義, White Australianism) 정책을 유지한 나라이다. 백호주의란 인종차별적인 이민 정책으로 특히 유색인종에 대해 노골적으로 이민을 억제하는 정책이었다. 한마디로 황인종인 화교들에게는 이민자체가 어려운 나라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호주에는 50만 명 정도의 화교들이 거주하고 있다. 물론 백호주의가 철폐되었다고는 하지만, 그 기간은 겨우 30년 정도에 불과하다. 실제로 최근 20년간 애쉬필드, 허스트빌, 이스트우드, 캠시, 파라마타, 챗스우드, 버우드 등의 시드니 외곽지역에 위성 차이나타운이 생겨났다. 시드니 차이나타운만으로는 화교들을 전부 수용할 수 없었던 것이다.


호주에 화교들이 발을 딛기 시작한 것은 미국, 캐나다와 마찬가지로 골드 러쉬(Gold Rush)에 의해서이다. 1951년 금이 발견되면서 1861년까지 4만 명 가량의 화교가 이주하였다. 당시 호주는 백호주의 시대에 유색인종에 대한 차별이 심했다. 화교들은 저임금으로 많은 일을 해야 했고, 백인 노동자들로부터 배척당했다. 백호주의는 화교들이 시민권을 받을 길을 막았고 심지어는 1955년까지 호주인과 결혼을 해도 화교들은 시민권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1960년 시드니 시청이 정식으로 차이나타운을 허가하고, 1978년 백호주의가 철폐되면서 화교들의 수가 급증하기 시작했다.


호주의 화교들은 백호주의를 견디며 노동자로서 살아온 화교들이 주류였지만, 최근의 주류는 학생이다. 호주는 백호주의를 철폐하면서 아시아와의 관계를 개선하고자 했고, 특히 유학생을 많이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호주는 선진국으로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고, 기술습득이 가능해 보다 나은 직업을 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호주는 지리적인 이점도 가지고 있다. 다른 서구 국가에 비해 중국과 가까운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민 비용이 적게 들고 또 중국과의 교류 및 왕래가 편하다.

다른 화교들에게도 해당되는 이야기지만, 특히 유학생에게는 캐나다, 미국 등지에 비해 유리한 조건인 것이다.

따라서 많은 중국인 유학생들이 호주를 찾았고, 또 그 유학생이 호주 화교가 되어 호주에 정착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 박정동 인천대 중국학연구소장


대부분 국가 진출…네트워크 통해 관계 강화

유럽지역의 화교



화교가 뻗어나가고 있는 것은 비단 아시아, 미국, 캐나다, 호주뿐 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바닷물이 닿는 곳에 화교가 있다’라는 말은 이제 더 이상 우스갯소리가 아닌 것이다. 유럽에도 많은 화교들이 진출해 있다. 동남아시아는 물론이요, 미국, 캐나다, 호주만큼의 인구도, 영향력도 없다. 하지만 화교들이 유럽에서도 착실히 성장해 나가고 있다는 사실만큼은 틀림이 없다.


유럽에서 가장 화교가 많은 나라는 어디일까? 아무래도 중국에서 가장 가까운 나라인 러시아일 것이다. 러시아는 중국 인접 국가로 다른 유럽 국가에 비해 쉽게 국경을 넘어 다닐 수 있어 화교들의 유입이 쉬운 편이다.


최근 러시아는 바로 그 화교들 때문에 고민거리가 하나 생겼다. 바로 중국과 면해있는 극동지방 때문이다. 소비에트 연방 붕괴 후, 많은 중국 무역상과 노동자들이 극동지방으로 몰려들기 시작했다. 특히 러시아와 면해있는 중국의 동북3성의 실업률이 높아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로 몰려 간 것이다. 반면 극동지방은 출생률이 낮은 편이다. 게다가 매년 수천 명의 러시아인들이 일자리를 찾아 극동지방을 떠나 유럽 쪽 러시아로 가기 때문에 러시아인 보다 중국인의 수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문제는 인구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제품이 시장을 장악해 경제적으로 유럽 쪽 러시아와 분리되어 있는 상황이다. 또 건설업은 중국계 기업이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고, 극동지방의 추위를 무릅쓰고 농사까지 짓고 있어 100년쯤 지나며 극동지방이 더 이상 러시아 땅이 아닐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프랑스는 유럽에서 두 번째로 화교가 많은 나라이다. 파리의 차이나타운은 이미 관광명소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초기의 프랑스 화교들은 식당이나 노점상 등으로 근근이 살아갔으나 이제는 꽤 자리를 잡아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고 있다. 또 프랑스 화교 2세들은 성적이 뛰어나 프랑스 각 분야의 전문 직종에서 활약하고 있어 초기의 노동중심적인 모습에서 전문화된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다.


독일도 유럽에서 화교의 수가 많은 편에 속한다. 독일의 화교들은 일부 예술가들과 행상인, 선원들로 시작됐다.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식당, 잡화점 등의 직업에 종사하였지만 그들의 2세들이 독일식의 교육을 받아 전문 직종으로 진출하였다. 또 독일은 유럽지역 화상들의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고, 독일 화교들은 차이나타운을 건설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일 유럽의 화교 단체인 유럽중국인연합회의 제15회 대회가 독일의 수도 베를린에서 열렸다. 러시아, 프랑스, 독일뿐 만이 아니라 영국,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페인,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이미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에 화교들이 진출해있다. 비록 그 각각의 수는 적지만, 화교들에게는 화교네트워크가 있다. 지속적인 대회를 통해 꽌시(關係)를 강화하고 어려움을 이겨내려는 것이다. 박정동 인천대 중국학연구소장·이승훈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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