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 홍화, 검정콩, 양파, 장미, 치자, 국화, 소방목, 먹물, 소나무 껍질, 구름버섯, 감….

식용 재료의 종류일까?

곱디 고운 빛을 내는 우리 천연염색의 재료들이다.

사방에서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것에서부터 이름이 생소한 것들까지 수 십 종의 자연 재료가 여러 번의 손길을 거치고 난 후 무색의 흰 천을 아름답게 물들인다.

지난 28일 오전 10시 인천시 농업기술센터내 강의실에서는 규방공예연구회 모임이 있었다.

이날은 천연염색 실습을 하는 날. 연구회원들은 제각기 준비한 천에 원하는 색을 입히기 위해 다양한 염색재료에 천을 담그고 빼는 과정을 반복하기 시작했다.

염료식물의 특성에 따라 염색과정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정련한 옷감을 잘 추출한 염액에 담그기를 반복한 뒤 원하는 색이 나올 때까지 헹궈주는 절차는 같다.

쪽물염색이라도 담그기나 헹궈주는 정도에 따라 그 빛이 천차만별이요, 같은 사람이 같은 방법으로 염색을 해도 매번 색이 다르니 천연염색의 매력은 끝이 없다.

규방공예연구회 회원들은 보자기류, 모시조각보, 각종 주머니 등 규방공예품을 만드는 천을 이렇게 손수 염색해 쓴다.

우리 전통공예 솜씨를 배우고, 천연염색 기법까지 터득하니 1석2조다.

“내 손으로 색을 낸 천으로 한 땀 한 땀 보자기를 만들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회원들은 염색한 천을 들어보이며 자랑을 했다.

인천농업기술센터가 아름다운 우리 규방공예의 전통을 잇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이 연구회의 회원들은 인천시 및 전국공예품경진대회 특선 등 실력을 공인받고 있다.

지난해 말에는 전통규방공예작품 공모전시회를 열어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손미경기자 mimi416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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