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는 국가간 장애와 경계를 넘어서는 데 좋은 교재입니다. 특히 락과 같은 대중문화는 젊은 세대들이 공유할 수 있는 코드가 풍성한 편이지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보기 위해 인천을 찾은 일본인 자매가 입을 모았다. 다카하시 카오리(高橋芳·30)와 다카하시 타에(高橋妙·28)가 바로 그들이다.

도쿄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카오리씨와 타에씨는 이번이 첫 한국방문이다.

지난 5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일본어판 사이트가 개설되면서 호기심을 가졌다.

또한 두 자매가 좋아하는 일본인 가수 ‘페이크(Fake)'와 ’드래곤 애쉬(Dragon Ash)’가 이번 락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간신히 휴가 일정을 맞췄다고 했다.

일본에서도 보기 힘든 스타가수를 한국 무대에서 볼 수 있다는 사실 때문에 당초부터 기대가 컸단다.

일본의 ‘후지락페스티벌’ 입장료가 비싸기 때문에 한국을 찾는 데 전혀 주저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들에 의하면 2박 3일간 진행되는 후지락페스티벌의 입장료는 40만원대에 달한다.

타에씨는 “일본어판 홈페이지를 통해 숙소를 예약했기 때문에 서울의 호텔에 체류하게 됐다”며 공연장 일부에 마련된 캠핑장이나 인천에서 하룻밤을 지내지 못한 점을 아쉬워했다.

그는 또한 “부평역에서 갈아탄 인천지하철이 인상적이었고 이에 비해 도쿄의 지하철은 복잡하기 때문에 외국인이 이용하기에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언니 카오리씨는 2000년 일본에서 개봉된 영화 ‘쉬리’를 본 이후 한국의 대중문화를 지켜봤다고 했다.

특히 2003년 후지락페스티벌에서 한국가수 서태지가 노래하는 모습을 텔레비전에서 보면서 락을 코드로 공감하는 바가 많다고 느꼈단다.

자신을 한류 1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요코하마에서 대학을 졸업했다는 카오리씨는 인천이 요코하마처럼 수도 인근의 항구도시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했다.

일본가수 ‘드래곤 애쉬’의 노래에 맞춰 몸을 흔들어댄 이들은 다음 무대에 오른 한국 가수 ‘싸이’의 노래를 듣더니 이내 고개를 흔들면서 리듬에 몸을 맡겼다.

50분간 진행된 ‘싸이’의 공연이 끝나기가 무섭게 두 자매는 일본출신 락커 ‘페이크’를 보기 위해 엠넷닷컴 스테이지로 부지런히 자리를 옮겼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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