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포천이 공사 4년만에 자연형 하천으로 시민품으로 돌아온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4일 준공식을 연다.

하지만 시민들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그 결과물이 기대에 못미친다는 얘기다. 자연형 하천인 굴포천은 이제 겨우 반환점을 돈 셈이다.

관건은 시민들이 얼마나 애정을 갖고 굴포천을 보듬느냐 하는 것이다. 양재천처럼 말이다.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최혜자 사무국장이 바라본 굴포천의 과제 등을 살펴본다.

양재천은 관악산, 청계산에서 발원하여 과천 구간을 거쳐 서울의 서초구와 강남구를 흐르는 한강의 지류중 하나로 길이 15.6km에 달하며 57.95㎢에 이르는 유역면적을 갖고 있다.

원래 한강의 제1지류로서 국가하천이었으나 1970년대 한강개발사업과 강남시가지 개발로 인해 탄천의 한 지류로 전락하며 사행(蛇行)하천이었던 것이 직강화됐다.

또한, 양재천은 밀집된 고층아파트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도시하천으로 심각한 수질오염과 직선화된 물길과 좁은 수로, 하천변 고수부지 식생의 미약 등으로 무미건조한 도시 특유의 경관을 형성하고 있었다.

▲ 반대여론 극복

1993년 서울시 차원의 하천공원화사업 일환으로 영동2교~탄천 합류부 3.5km에 대한 복원 논의가 시작됐다.

공원화사업에서 생태복원으로 방향을 바꾸자 주민들은 물론 구의회, 정부 일각에서도 전례가 없는 생태복원을 이야기하는 강남구청의 발상을 무모하고 전시적인 행정이 아니냐며, 그럴 예산이 있으면 보다 생산적인 곳에 쓰라는 반대여론이 거셌다.

당시 서울 하천행정을 총괄 심의하던 서울시 하천관리위원회에서도 모든 위원들이 치수가 중요한 서울시의 하천에서는 부적절하다고 부결시켜 버렸다.

1998년 이에 굴하지 않은 강남구의 사업추진이 구체화 되면서 양재천 복원사업이 매스컴을 타고 반대여론이 긍정적으로 바뀌게 되었다.




(양재천 전경.)

▲ 양재천 자연형하천조성사업

양재천은 하천정비사업전, 양재천의 정비사업 방향을 설정하고 제1단계 수질정화 및 식생호안 조성사업단계, 제2단계 자연형하천복원 마무리(하천고수부지에 대한 녹화 및 저습지 조성 등 보다 자연에 가깝게 하천을 돌려놓는 자연형하천복원사업) 및 생태모니터링 시기로 나누어 진행했다.

또한 지금까지 각 행정구역별로 나뉘어 관리돼 오던 탄천수계의 6개 지방자치단체로 ‘탄천 양재천 유역환경 행정협의회’를 결성, 2003년부터 탄천 살리기 사업에 들어갔다.

양재천의 효율적인 관리를 위해 4개과에서 각각 관리하던 하천관리를 위해 효율화 차원에서 하천관리팀을 신설했으며, 하천의 유지보수 및 수질, 환경, 녹지분야 등의 관리 업무를 전문업체에 아웃 소싱해 전문적인 생태관리체제를 도입했다.

여기에 지속적인 모니터링 용역을 통해 양재천 생태계의 현황과 문제점과 이에 대한 지속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근거로 삼았다.

▲ 양재천과 굴포천 하천복원사업의 특성

양재천과 굴포천 복원사업의 특성은 파괴된 도시 생태계를 복원시킬 수 있다는 새로운 희망을 던져준 것이다.

도시하천은 도시생태의 핵심이다. 하천이 죽으면서 도시의 환경 역시 급속히 나빠져 아스팔트와 시멘트로 뒤덮인, 생명이 사라져가는 도시에서 하천을 살리자는 발상의 전환을 통해 도시생태계를 복원시킬 수 있다는 모범을 보여주었다.

자연형하천으로 되돌아온 양재천과 굴포천은 시민들의 환경의식과 삶의 질을 한차원 끌어올렸다. 양재천과 굴포천살리기 사업은 무엇보다도 시민들에게 환경이나 생태가 사람들의 삶과 동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불가분의 것이라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

되살아난 하천에서 자연을 느끼면서 시민들은 우리의 삶에 환경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깨달을 수 있다.

양재천과 굴포천의 성공요인으로는 지방자치단체의 도시하천관리 정책의 패러다임을 친환경적 하천관리로 바꾼 것과 전문가의 참여를 통한 전문성 확보와,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돋보인 공공환경사업이라는 것이다.

특히, 사업시행단계에서 단순한 의견수렴뿐만 아니라 주민이용시설인 징검다리, 자전거도로 설치, 하천과 공원의 연결통로 이동 등 구체적인 사안까지도 주민들의 의견수렴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재천은 자연형하천조성사업이 시작 된지 15년에 이르도록 끊임없는 조성사업과 관리, 모니터링을 통해 발생하는 문제점들을 보완해 왔다는 것이다.

하천은 생활하수와 오수의 유입문제, 수질문제, 수량문제, 생태계복원문제, 준설문제, 유지관리의 문제 기타등등 예상 가능한 문제와 예상치못한 돌출하는 문제 등 여러 문제들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자연형하천조성사업을 준공했다고 어제의 오염된 하천이 유리구두를 신은 신데렐라처럼 하루아침에 좋은 하천, 건강한 하천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은 아니다.

우리의 기다림을 필요로 한다. 사후 모니터링과 그 결과를 바탕으로 한 꾸준한 적응관리 여부에 따라 성공적인 자연형하천조성이 되느냐 마느냐가 결정된다는 것이다.

유지용수가 공급되 하천의 수질이 점차적으로 개선되고 사라졌던 하천의 생물체들이 하나 둘 돌아와 자리를 잡고, 하천에 심은 수질정화 식물과 하천변에 심은 여러 가지 식생들이 겨울을 나고 봄을 거쳐 여름과 가을을 거쳐 제자리를 잡을 때 비로소 우리가 원하는 바라는 모습의 하천으로 태어나는 것이다.

민관 파트너십을 표방한 타시도에서는 엄두도 못냈던 일을 인천은 해내고 있다. 설계과정에서부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행정과 파트너십을 통해 하천을 복원한 그 첫 결실인 굴포천이 열매를 맺으려고 한다.

성급한 우리의 조급증보다는 굴포천이 스스로를 가담을 시간, 자정작용을 할 수 있는 건강성을 회복할 시간을 주어야 할 때이다. 최혜자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사무국장

2004년 실시설계… 마침내 오늘 준공

390억원 예산 투입…자연 회복 초점

11월4일이면 굴포천 자연형하천이 준공한다. 지난 2004년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2006년 11월 공사가 착공된 지 4년 만에 시민들 품으로 돌아간다.

굴포천 자연형하천조성사업은 주민의견을 수렴 하천의 테마, 유지용수공급방안, 공간계획 및 시설계획 등 수차례의 회의와 토론회, 주민설명회 등을 거쳐 최종 설계를 마무리 지었다.

공사 중에도 수차례의 설계변경을 통해 최대한 주민들의 욕구와 이해에 맞는 하천으로 조성코자 했다.




(굴포천 전경.)

당초 부평구청 앞부터 공사할 예정이었으나 수질오염과 악취가 심한 갈산천과 청천천까지 설계에 반영해 부평구 청천동에서 부천시 상동 소사천 지류까지 390억원의 예산을 투입 자연형하천조성사업을 벌였다.

굴포천 자연형하천 조성사업은 물을 깨끗해 자연을 회복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바닥에 쌓인 퇴적 오물을 제거하고 하천 밑에 별도의 통로를 설치해 하수구에서 흘러드는 오수가 하천의 물과 섞이지 않도록 했다.

또 부평정수장의 한강물과 굴포하수처리장의 처리수를 하루 7만5천t을 끌어들여 공급한다.

고수부지가 협소한 현장조건을 감안해 하천내 인위적인 시설은 최대한 배제하고 생태습지 및 유지용수 공급시설등에 시민들의 접근할 수 있는 친수공간을 조성했다.

굴포천 주변의 공원과 연계되도록 진입계단과 연결통로 등을 조성했으며, 자연생태계를 관찰할 수 있도록 전망대를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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