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이야기하면서 걷고 싶은 하천, 굴포천이 다가온다.’

오는 11월4일이면 굴포천 자연형하천이 준공한다. 지난 2006년 11월3일 공사가 착공된 지 꼭 2년 만에 시민들에게 공개되는 것이다. 잊고 지냈던 하천의 ‘기억’을 굴포천에서 ‘체험’할 수 있게되는 셈이다.

과거로 되돌리는 것만큼 어려운 게 없다. 굴포천∼청천천∼갈산천 등 길이 6.08㎞의 하천을 복원하는 데만 451억원이란 큰 돈이 들었다. 단순히 대규모 토목공사 차원으로만 굴포천을 바라볼 게 아니다.

유지용수비까지 고려하면 굴포천은 부평구는 물론 인천시민의 소중한 자산이 된다. 물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커다란 사회적 비용이 들었던 점을 염두에 둔다면 더더욱 그렇다.

굴포천의 주인은 시민이다. 썩은 내가 났던 하천이 생활공간으로 재탄생하는 등 친수성이 확보되면서 삶의 양상이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관에서 굴포천을 복원하는 판을 깔았다면 이젠 내가 굴포천을 관리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는 말이다. 체험하지 못했던 하천문화가 굴포천에서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준공을 앞두고= 20일 부평구는 굴포천 하천 조성과 관련, 인천시 평가담당관실에 문제점을 건의했다. 오니가 제대로 준설되지 않아 악취가 여전하고, 하수관 처리가 미숙해 오수가 유입된다는 것이다. 준공 날짜에만 급급한 채 마무리 공사가 진행되는 게 아닌지 하는 우려다. 이날 부평구의회 도시경제위원회 의원들도 현장을 방문했다.

시도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현재 공정율은 99%로 23일이면 공사가 완료되고 다음달 4일에 준공식을 치를 계획이다.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오니 준설 여부에 따른 악취는 물이 흐르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수십년간 고여있던 터라 완전 준설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시보건환경연구원에 준설토 폐기물 분류시험을 의뢰했다. 준설토 성분검사 결과 지정폐기물이 아니라 일반폐기물이 준설된 것으로 나타나 그나마 다행이다. 자연정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설계 때 빠졌던 하수관 차집도 진행하고 있다. 주공정은 거의 끝났고 현장정리 위주로 준공을 대비하고 있다.

◆앞으로 과제는 = 남은 문제는 어떤 물을 끌어다 쓸 것인가 이다. 하루에 7만5천t씩 물이 필요하다. 유지용수에 대한 갑론을박이 여전하지만 우선 2008년까지 부평정수장으로 공급되는 풍납취수장 물을 쓰기로 했다. 한강원수를 활용하는 것이다. 장기적으론 굴포하수종말처리장 처리수를 활용할 계획이지만 논의가 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굴포천이 테마가 있는 하천으로 조성됨에 따라 부평구도 바빠졌다. 굴포천 주변에 대한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우선 굴포천 교량 경관개선에 나섰다. 2009년 10월까지 사근다리와 상꾸지다리를 테마와 디자인을 겸비한 교량으로 바꾼다는 계획이다. 또 장기적으론 굴포공원(2만529㎡)과 사근공원(1만5천914㎡)까지 리모델링해 굴포천 자연형하천과 시너지효과를 이뤄야 한다는 계획이다. 시비 확보가 관건으로 남았다.

시민들의 참여도 빼놓을 수 없다. 다른 하천과 달리 네트워크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역설적이게도 굴포천을 아끼겠다는 사람이 너무 많이 나선 게 문제가 됐다. 굴포천이 ‘돈 먹는 하마’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선 네트워크를 중심으로 하천문화를 가꾸기 위한 주민들의 노력이 필요한 데도 말이다.

하천살리기추진단은 굴포천이 처음으로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되는 만큼 기대와 우려가 많다. 준공에 앞서 ‘시민들의 의견을 듣겠다’며 귀를 열어놓고 있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한 명이라도 치우면 자연은 깨끗해져요”

■ 하천체험수기 정찬호 인천광성고 2학년

2학년 하반기 마지막 봉사를 하는 곳은 용유도 북서쪽 끝에 자리를 잡고 있는 왕산 해수욕장이었다.

해수욕장 이라 해서 조금은 들떠 있었지만, 봉사를 하러간다는 마음에 들뜬 마음을 잠시나마 식혀 보았다.

왕산 해수욕장은 인천국제공항도로가 개통되기 전에는 인천에서 배를 타고 가야 해서 사람들의 발길이 적어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는 곳이었다.

뻥 뚫린 인천국제 공항고속도로를 약1시간정도 달려 왕산해수욕장에 도착을 해서 숙소에 짐을 풀고 봉사단장님의 피서지에서의 활동과 주의사항, 해야 할일 등을 듣고 나서 쓰레기를 줍기 시작하였다.

오전에는 쓰레기가 별로 없어 빨리 끝났지만 오후에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놀고 간 자리에는 말 그대로 쓰레기 천지였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는 쓰레기가 모래사장에 널려있었다. 놀러 와서 해먹고 버린 음식들, 과자봉지,음료수 캔, 술병등 심지어 맨발로 다니는 모래사장에 어른들이 마시고 버려서 깨진 술병들도 있었다. 아이나 어른들이 맨발로 다니다가 다치기라도 하면 어쩌나하는 생각에 얼른 주워 봉투에 넣었다.

아침에 치울때는 이렇게 까지 쓰레기가 많지 않았었는데 언제 그렇게들 버렸는지 정말 기가 막혔다.

날씨는 짜증나게 덥고 눈으로 땀이 들어가 쓰라리고 쓰레기 냄새에 힘들었지만, 학생들이 더운 여름에 고생하며 좋은 일한다고 쓰레기를 주워 넣어주시는 분에 시원한 물을 주시는 고마운 분들이 계셨기에 더욱 힘을 내어서 끝까지 다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쓰레기봉투가 무거워 질수록 힘도 들었지만 해변은 점점 더 깨끗해지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아졌다. 다 줍고 우리가 모아놓은 쓰레기의 양을 보니 어마 어마 하였다.

사람들이 환경에 조금만이라도 관심을 가지면 우리가 선대에서 빌려 쓰는 자연환경을 우리 다음세대에 더 깨끗하고 좋은 자연으로 물려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놀러 오신 분들 한명이라도 내가 가져온 쓰레기를 집으로 가져가서 버린다면 쓰레기를 치울 일도 없고 바닷가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지도 않을 것이다.

쓰레기를 치우다 문득 나도 전에는 길에 다니며 먹고 난 과자봉지며 아스크림막대를 무심코 버리고 아차 하는 생각에 뒤를 돌아다보면 한심하다는 듯이 처다 보는 사람들을 보았을 때 얼굴이 화끈거리고 창피한 생각이 들었다. 그때의 마음은 “내가 버리면 다른 사람이 치우겠지 뭐! 나 하나쯤이야 어때!” 하는 생각을 하곤 했었다.

그러나 봉사를 하는 동안에 나의 생각도 많이 달라진 걸 느낄수 있었다.“나 한사람쯤이야 어때!”에서 “나 한사람이라도 치우면…”라는 생각으로…

전에는 단지 학교에서 내주는 봉사시간만 채우려는 생각으로 청학환경 봉사단체에 가입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점점 봉사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내 마음은 변하기 시작하였다. 처음 봉사를 할 때는 힘들고 짜증도 났지만 청소를 해 깨끗해진 거리, 바닷가를 보면 우리들로 인해서 이곳이 깨끗해졌다는 생각에 가슴 한 구석이 따뜻해지고 이런 일들을 통해 봉사의 참된 의미를 깨달은 것에서 돈 주고도 살수 없는 가장 큰 것을 배웠다.

봉사를 하면서 느끼는 거지만 나는 내가 이렇게 까지 할 수 있다고 믿지 않았다.

항상 모든 것에 귀찮아하고 하기 싫어하고 짜증까지 냈던 나인데, 이젠 스스로 자발적으로 나와 봉사를 한다는 생각과 전엔 느끼지 못했던 무언가를 느낄 수 있다는 게 너무나 놀라웠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더 많은 봉사활동에 열심히 참여해 봉사가 희생이 아니라 남을 위해 내가 가진 것을 나누어 줄 수 있는 사람으로 서툴고 부족하지만 남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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