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땅콩' 김미현(29.KTF)의 상승세가 예사롭지 않다.

김미현은 27일(한국시간)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파72.6천268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에비앙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6언더파66타를 쳐 로레나 오초아(멕시코), 샤이니 와(호주) 등과 함께 공동선두에 올랐다.

지난 17일 시즌 두번째 우승컵을 거머쥐며 LPGA 투어 한국 선수 가운데 가장 앞서나가고 있는 김미현은 이로써 2개 대회 연속 우승과 시즌 3승에 푸른 신호등을 켰다.

특히 김미현은 그린 뿐 아니라 페어웨이마저 굴곡이 심하고 까다로운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에서 버디를 9개나 쓸어담아 샷 감각이 절정에 올라 있음을 과시했다.

드라이브샷이 페어웨이를 벗어난 것이 단 2차례에 불과했고 아이언샷이 그린을 놓친 것도 4차례에 지나지 않았다.

퍼팅도 24차례 퍼트로 18홀을 마무리지을만큼 완벽했다.

다만 8번홀(파3)에서 티샷 실수로 더블보기가 나왔고 역시 파3홀인 14번홀에서 1타를 잃는 등 파3홀에서만 3타를 까먹은 게 숙제로 남았다.

에비앙마스터스골프장의 파3홀은 대부분 티박스에서 그린을 향해 내리막으로 이뤄져 있는데다 그린이 작고 그린 주변에 벙커와 러프가 둘러쳐 티샷이 어려운 편이다.

1번(파4), 3번홀(파4)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뽑아내 기세좋게 경기를 풀어나간 김미현은 5번(파4), 6번(파4), 7번홀(파5)에서 3개홀 줄 버디를 몰아쳐 초반부터 선두권으로 치고 나갔다.

8번홀 더블보기에도 낙담하지 않고 이어진 9번홀(파5)을 버디로 장식한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었다.

12번(파4), 13번홀(파4) 연속 버디로 다시 선두권에 복귀한 김미현은 14번홀에서 1타를 잃은 뒤 3개홀 연속 파행진으로 오초아에 한걸음 뒤지는 듯 했다.

그러나 김미현은 17번홀(파3)에서 2m짜리 쉽지 않은 파퍼트를 집어넣은 여세를 몰아 18번홀(파5)에서 두번째샷을 그린에 올린 뒤 가볍게 버디를 보태 공동선두까지 올라섰다.

부활에 성공한 박세리(29.CJ)의 기세도 만만치 않았다.

이글 1개와 버디 3개, 보기 1개를 묶어 4언더파 68타를 때린 박세리는 김미현 등 공동선두 그룹에 2타 뒤진 공동5위에 자리를 잡아 유력한 우승 후보로 등장했다.

박세리는 드라이브샷이 단 1차례 페어웨이를 놓쳤고 무려 16차례나 버디 기회를맞는 등 김미현보다 오히려 샷 감각은 더 좋았지만 버디 퍼트가 번번이 홀을 외면하는 불운 탓에 순위를 더 끌어 올리지 못했다.

14번홀(파3)까지 보기없이 버디 3개를 뽑아냈던 박세리는 14번홀에서 1타를 잃으며 상위권에서 밀려났지만 18번홀(파5)에서 짜릿한 이글 퍼트를 집어넣어 기분좋게 1라운드를 마칠 수 있었다.

작년에 이 대회 준우승을 차지해 기대를 모았던 '천만달러의 소녀' 위성미(17.나이키골프)도 3언더파 69타로 공동8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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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하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미국 언론의 '압력'을 받고 있는 위성미는 중반까지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신경질까지 내기도 했지만 박세리처럼 18번홀에서 8m짜리 이글퍼팅 한방으로 '톱10'에 진입했다.

위성미는 동반 플레이를 펼친 미야자토 아이(일본.76타)를 압도했고 동갑내기 기대주 양희영(17.79타)을 크게 앞선 것도 뿌듯했다.

안시현(22)이 2언더파 70타로 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고 장정(26.기업은행), 김초롱(22)이 1언더파 71타로 체면 치레를 했다.

한희원(28.휠라코리아), 박희정(25.CJ), 김주미(22.하이트), 이지영(21.하이마트), 송보배(20.슈페리어) 등은 이븐파 72타로 중위권에 머물렀다.

한편 상금랭킹 1위 오초아가 공동선두에 오른 가운데 카리 웹(호주)은 5언더파 67타로 4위로 첫날을 마쳤고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도 3언더파 69타를 쳐 공동8위에 오르는 등 상위권에 강호들이 대거 포진, 치열한 우승 각축전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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