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여행객이 인천공항에 내렸다고 치자. 그가 만주족 후예라면 더욱 좋다.

그는 인천세종공항이라는 이름에 어리둥절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것은 이름이 바뀌어서만이 아니다.

자기네 역사의 청제국 제5대황제 옹정제의 묘호가 공항 이름이 되었기 때문이리라.

하긴 중국인들이 역대 황제의 이름을 모두 알고 있을리 없으니 공연한 기우일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황제의 재위 연호는 알아도 묘호는 그렇지 않으니 말이다.

옹정제는 부왕 만큼은 못하지만 명군에 속한다. 여러 형제와의 경쟁에서 파당을 숙청 황위에 올랐다.

재위 불과 13년의 짧은 기간 부왕 강희제의 화려한 성공에는 미치지 못했어도 개성이 강했던 그는 이후 청제국이 대륙에 존속할 기반을 구축했다.

별도의 내각을 두고 통권 특히 지방 통치에 힘써 관리의 대우를 높이고 교육칙어를 제정하는등 교육에 치중했다.

한편 티베트와 칭하이성등 변방을 평정했다.

중국 역사에서 옹정제 말고도 세종을 묘호로 가진 황제는 많다. 당과 원을 제하고도 세종 황제가 더 있다.

공교롭게 그들은 한결같이 명군들이다.

명의 12대 황제 가정제가 그렇고 이보다 앞서 오대의 후주 제2대와 여진족의 금나라 5대 황제도 세종이다.

후주의 세종은 재위 불과 6년에 병사했으나 많은 정책을 입안, 뒤이은 송의 시조 조광윤에게 영향을 끼쳤으며 그리고 금의 세종은 황금시대를 연 장본인으로 평가된다.

앞서의 중국 여행객에게 다시 물었다고 하자. 그가 더욱 자신의 나라 역사에 밝은 사람이라면 세종공항에서 옹정제 말고 또 어느 황제를 연상할까. 아니면 고맙게도 우리 세종대왕을 생각해 줄는지 궁금하다.

물론 우리 한글의 창제자가 조선조 세종대왕인 사실을 알고 연관해서 말이다.지난날 인천공항 명칭을 두고 있었던 혼란이 재연되고 있는 느낌이다.

어느 국회의원의 인천세종공항 개명 움직임 때문이다.

물론 공항 이름에 문화 이미지를 삽입한다는 취지이나 그로인해 사용중인 공항이름에 다시 혼동이 있어서는 아니된다.

굳이 세종공항으로 하려면 국제공항인 만큼 ‘조선세종공항’으로 해야 한다던 1998년의 전망차자의 제안을 다시 내놓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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