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유원지 내에 들어설 국내 최대 규모의 해양생태 수족관인 인천아쿠아리움 공사가 첫 삽을 뜬지 3개월이 지나도록 별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26일 시에 따르면 대규모 민자투자사업으로 시행되는 인천 아쿠아리움이 오는 9월 완공을 목표로 지난 4월17일 착공식을 했지만 사업시행자 측의 자금난으로 공사가 중단됐다. 공사 부지에는 해병전우회가 사무실로 쓰는 컨테이너 박스도 있어 이전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인천아쿠아리움은 시에서 토지 1만5천여평을 제공하고 민간기업 컨소시엄인 인천월드아쿠아리움(주)가 사업비 464억원을 투자, 25년간 운영한 뒤 인천시에 귀속된다. 인천월드아쿠아리움은 당초 적자보존이나 운영수입에 대한 보장 없이 매년 매출액의 7%를 시에 지급한다는 약정을 시와 맺었으나, 이 약정이 사업시행자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은행이 사업비 대출을 꺼리고 있어 공사에 제동이 걸렸다.

공기를 맞출 수 없게 된 인천월드아쿠아리움은 컨소시엄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D건설이 신용보증기금으로부터 보증서를 발급받지 못해 사업비를 대출 받을 수 없게 됐다며 시에 약정 내용 수정을 요청했다. 수정안에 따르면 매출액의 7%가 아닌, 운영비를 제외한 순 수익금의 5%를 사업개시 3년 뒤부터 시에 지급하는 것으로 돼있다.시는 중단된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수정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어차피 민자투자방식으로 추진되는 사업인 만큼 (수정안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시가 크게 손해보는 것은 아니며, 사업자 역시 공사 지연에 따른 지체금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사부지 내 각종 지장물은 점유자와 협의 후 공사에 지장이 없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시가 사업시행자를 지정하는 단계에서부터 사업비 조달방법 등을 꼼꼼히 챙기지 못했다는 비난은 불가피해 보인다.인천아쿠아리움은 연면적 4천200평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3천920t의 대형 수조에 650종 5만3천여마리의 해양생물이 전시된다. 규모면에서 63빌딩 ‘63씨월드’의 6배, 강남 ‘코엑스 아쿠아리움’의 1.5배다.

지건태기자 jus216@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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