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4년 시즌을 끝으로 폐지됐던 프로야구 더블헤더(연속경기)가 2년 만에 다시 치러 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후반기 레이스가 시작된 가운데 전반기까지 비 때문에 열리지 못해 미뤄진 경기는 모두 65경기에 이르러 지난 시즌 전체 우천 순연 경기 수와 똑같다.장마가 완전히 끝나지 않은데다 앞으로도 태풍 여파로 미뤄지는 경기가 나온다면 우천 순연 경기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현재 경기 일정은 정규시즌을 오는 9월5일에 마치도록 짜여 있어 비로 열리지 못한 잔여 경기를 소화하는 ‘우천 리그’는 9월 안에 마쳐야 한다.

한국과 일본, 중국, 대만 등 4개국 챔피언이 왕중왕을 가리는 제2회 코나미 컵아시아시리즈가 11월 9∼12일 일본에서 예정돼 있어 최대 22일이 소요될 포스트시즌을 10월 초에는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이에 따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없어졌던 더블헤더 제도를 되살리는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KBO는 비로 열리지 못해 미뤄지는 경기가 80경기가 넘으면 더블헤더를 다시 도입해야 정상적으로 정규시즌을 마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15경기 안팎이 비로 열리지 못한다면 2년만에 더블헤더가 부활될 가능성이 높다.올 시즌 개막 경기를 예전보다 3일 늦은 4월8일에 열었던 KBO는 대회요강 제5조(경기일정 결장 및 변경)에 “우천 및 기타 사유로 예정된 경기를 거행하지 못했을때 총재가 추후 결정하며 연기된 경기는 ‘필요시’ 더블헤더를 거행할 수 있다”고 규정, 더블헤더를 치를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뒀다.

하일성 KBO 사무총장은 “5경기 정도 더 비로 취소된다면 더블헤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예정된 일정에 맞춰 시즌을 마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더블헤더 부활쪽에 무게를 뒀다.경기 일정을 조정하는 KBO 실무진들은 조금 여유가 있다는 입장이다.정금조 운영부 차장은 “(지금보다 15경기 많은) 80경기까지 밀리더라도 10월 25, 26일 전후로 한국시리즈를 끝내는데 어려움이 없다. 9월 한달 동안 취소된 경기를 소화하면 된다. 그러나 앞으로 비가 얼마나 더 올지 알 수 없어 더블헤더 개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KBO 직원들로선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커지고 관중 동원에도 악재가 되는 등 반갑지 않은 더블헤더를 피하려면 비가 오지 않기를 빌 수밖에 없는 심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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