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자동차판매(주)가 10년 동안 단절된 인천 실업 엘리트마라톤의 계보를 잇는다.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코오롱으로 양분돼 있던 한국마라톤도 3파전 구도로 재편되며 새로운 경쟁체제를 갖추게 될 전망이다. 24일 대우차판매(주)와 체육회 관계자에 따르면 빠르면 이달 중 대우차판매(주)가 인천 유일의 실업마라톤 팀을 창단하고 본격적인 훈련에 들어갈 계획이다.이를 위해 초대 감독으로 국가대표마라토너 출신인 백승도(38) 전 삼성전자 코치를 영입하고 5~6명의 선수에 대한 마무리 영입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의 실업마라톤은 20년 전 전성기를 누리던 대성목재 마라톤팀과 중·장거리에서 이름을 날리던 선창산업에 이어 오늘날 한국마라톤 부흥의 밑거름이 된 제일제당 마라톤팀이 10년 전 사실상 해체되면서 그 맥이 끊겼었다. 이에 따라 대우차판매(주) 마라톤팀이 창단되면 그동안 실업마라톤팀 하나 없이 과거의 영광에만 안주하던 인천의 엘리트 마라톤이 새 국면을 맞게될 전망이다.

대우차판매(주)도 팀창단후 전국체전 입상을 1차 목표로 훈련에 돌입할 계획이며 앞으로 아시안게임을 대비해 선수 확보와 훈련 지원 등을 통해 침체된 인천마라톤의 불씨를 되살린다는 방침이다.반면 그동안 한국마라톤을 양분해 왔던 삼성전자와 코오롱은 선수 유출방지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등 잔뜩 긴장된 분위기다. 특히 하루아침에 백승도를 뺏긴 삼성전자는 허탈한 입장이지만 주변에서는 이봉주 이후 최근 몇 년 동안 슬럼프를 겪고 있는 한국마라톤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 넣을 것이라는 평가다.

이와 관련 대우차판매(주) 관계자는 “노동조합과의 문제 등 내부 사정상 조금 늦어지고 있지만 조만간 공식발표가 있을 예정으로 알고 있다”며 “일단 유망 신예를 중심으로 팀을 꾸려 공식대회에 출전할 계획이며 현실적인 한도 내에서 지역의 엘리트 마라톤 부흥에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체육계 관계자도 “한때 허의구 등 한국을 대표하는 마라토너를 배출한 인천에 10년만에 실업팀이 창단을 앞두고 있다는 건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며 “동호인들의 폭발적인 증가로 오히려 소외된 엘리트 마라톤이 인천에서 다시 부활하는 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원구기자 jjlwk@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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