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8월 송도, 영종도와 함께 인천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된 청라지구가 3년만에 첫삽을 떴다.

인천시 서구 경서동, 연희동, 원창동 일대 538만평 규모의 청라지구는 인천국제공항, 인천항과 더불어 동북아의 허브를 지향하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의 핵심지역이다.한국토지공사는 오는 2012년까지 5조6천억원을 들여 청라지구를 세계 최고 명품 도시로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청라지구가 어떻게 개발될지 알아본다.

◇세계 최고의 명품도시= 청라지구는 538만평으로 여의도 면적의 6배 규모이다. 한국토지공사는 이곳에 2012년까지 5조6천억원을 들여 국제업무 및 관광레저 타운을 건설할 계획이다. 복합용지 339만6천평은 상업시설, 업무시설은 29만900평, 공동, 단독주택은 73만3천200평으로 3만1천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청라지구는 도시 설계에서부터 시공까지 최첨단 기술을 총 동원한 친환경 도시 건설을 기본 개념으로 하고 있다.

청소차가 필요 없는 자동크린넷시설 도입과 노인, 장애인 등을 위한 ‘무장벽(Barrier Free) 도시’, 도시기반시설, 생활정보 등 다양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하는 ‘유비쿼터스 도시(u-City’ 가 추진된다.
청라지구 복합용지에는 학교와 공원 도로 등 대규모 공공시설 237만2천300평이 포함돼 있다. 청라지구를 동서로 가로지르는 길이 6km의 공촌천과 심곡천을 친수 공간으로 활용하고 중심부에는 이 하천들과 수로로 연결되는 30만평 규모의 호수공원을 만들어 ‘물의 도시’를 건설한다. 공원에는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 북한의 개성을 바라볼 수 있는 높이 100m가 넘는 대형 타워를 건립할 계획이다.

국내외 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모으고 있는 투자유치 용지(141만2천800평)에는 외국인 투자를 통해 골프장과 테마파크, 외국 의료기관, 교육기관 그리고 아시아 각국의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는 ‘아시아문화촌’ 등을 세운다.

◇투자유치가 성패 좌우= 청라지구는 송도국제도시와 함께 서해안 개발의 핵심 축이어서 발전 가능성이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청라지구내 외자유치와 건축, 국제업무, 상업, 물류, 관광, 레저시설에 직접 투자될 사업규모는 총 31조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로 인한 생산유발액은 114조원에 달하고, 27만7천명의 고용유발 효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체들은 가장 먼저 투자유치가 진행중인 청라지구내 국제업무지구(38만5천평) 개발사업에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일 마감한 청라지구 국제업무타운과 테마파크형 골프장, 테마형 레저스포츠단지 등 3개 사업 공모에 14개 컨소시엄(150여개 업체)이 신청해 청라지구 개발에 대한 업계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토공은 개발방향과 타당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오는 31일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뒤 협의절차를 거쳐 10월중 최종사업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일부에선 개발면적이 워낙 커 공급과잉 등 사업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고, 송도국제도시 개발과정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는 외자유치 부진에 대한 대책 마련도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단체 반발= 청라지구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금개구리와 맹꽁이, 검은머리 물떼새, 검은머리 갈매기 등 18개 양서류와 문화재청이 지정한 천연기념물도 다수 서식하고 있다.환경단체들은 토지공사가 환경영향평가서에서 이를 누락했다며 재평가를 강력 요구하고 있다. 또한 당초 청라지구는 외국의 금융자본과 본사를 유치, 국제금융도시를 추진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는 일반국제업무단지로 바뀌고 택지개발과 골프장건설, 테마파크 개발 등 환경을 파괴하는 개발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골프장 건설 사업자 공모에 임광토건, 대우건설, 롯데건설 등 무려 90개 건설업체가 참여한 것만 봐도 알수 있다.

인천 청라지구 야생동식물보호 시민단체협의회는 청라지구 개발사업 중지 가처분 신청, 감사원 감사청구, 릴레이 1인시위 등 강력한 개발 반대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또한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에 대한 보전대책을 수립하지 않은 채 공사를 강행할 경우 안상수 인천시장과 김재현 한국토지공사 사장을 고발할 방침이어서 청라지구 개발 진행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준철기자 terryu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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