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 탄생 250주년을 맞은 올해, 벌써부터 잇단 기념 공연 소식이 클래식 마니아들을 즐겁게 해준다.

?인천 공연계에서는 어떤 작품이 관객들의 기대를 채워줄까. 답은 모차르트의 대표적 오페라 ‘돈 죠반니’다. 인천의 민간 예술단 ‘미추홀 오페라단’이 오는 4월 정기공연으로 낙점, 준비에 땀을 흘리고 있다.

?창단이후 다섯번째 올리는 공연이지만 대극장 오페라로는 첫 무대라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 당연히 그만큼 의욕이 넘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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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극장 오페라를 올리기까지 ‘긴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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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봄 인천지역 유학파 젊은 성악인들은 예술적 열정을 발산할 수 있는 무대를 올려야 한다는 데 의기투합했다. 그동안 지역 공연에서 산별적으로 활동을 해왔으나 제대로 된 작품 하나 없는 현실에 한결같이 목말라 있었다.

?이들이 모은 해법은 오페라단 결성. 미추홀 오페라단이 탄생한 배경이다. 이도형씨가 단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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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제대로 된 오페라를 선보이겠다’는 의지를 다지며 인천시 무대공연 제작지원 기금을 신청, 1천만원을 받게 된다. 첫 무대는 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극장 오페라로 정했다.




?젊은 성악가들과 지휘자, 연출가가 모여 열심히 준비했다. 한 업체 대표가 후원회장을 자처, 후원회원 모집에 나섰고 찬조금도 모아졌다. 결과적으로 출연자들에게 개런티를 지불하지 못했지만 맨손에서 열정만으로 시작한 출발치고는 성공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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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회원들에 대한 보답차원에서 그해 연말 올린 송년음악회가 두번째 공연이다. 이도형 단장이 개인적인 친분을 밑천삼아 스폰을 받아내 성사시킨 무대다. 무료 초청공연으로 갔다. 당시 얻은 교훈은 지역 기업들의 공연예술 지원에 대한 인색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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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적 한계에 부딪혀 한 해를 건너 뛰고 올린 공연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갈라콘서트다. 공연기획사가 나타났다. 실력있는 성악가들로 진영을 짜기만 한다면 러시아 국립 오케스트라를 데려오겠다는 제안이었다.



?신이나서 ‘푸치니 오페라속의 여인들’이라는 타이틀로 ‘나비부인’ ‘토스카’ ‘투란도트’ 세작품 속 대표적인 아리아를 준비했다. 공연은 그런대로 호응을 얻었다.

?그런데 기획사는 다음 무대부터는 ‘돈벌이’ 공연으로 가야한다고 본색을 드러냈다. 이미 2006년 공연 대관을 해놓은 상태였으나 추구하는 길이 달라 결별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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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서 말 수는 없었습니다. 가능성이 있는 예술단을 지역내 기업들이 십시일반으로 도와준다면 순수예술이 살아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예술단체 모두의 희망이죠. 우리가 첫 테이프를 끊자 결심했습니다.” 이 단장이 열정 하나로 용감하게 나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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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죠반니’의 차별성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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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전 서울 무대에서 만난 오페라 ‘돈 죠반니’는 고전을 현대풍으로 바꾼 연출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당시 연출자가 신금호씨로 영국 유학후 활동하다 귀국한 젊은 성악가인데 인천사람이었습니다.”

?이 단장은 모차르트 기념 무대에 ‘돈 죠반니’가 최적이라는 데 생각이 미치자 무작정 신씨를 찾아 갔다. “인천 시민을 위해 좋은 작품 한편 올려보자. 그런데 개런티는 보장못한다 했죠. 연출 제안을 쾌히 승낙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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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지휘자를 맡기로 한 이일구씨 역시 인천 출신 인물. 비엔나에서 귀국후 대구에서 활동하고 있는 그에게 인천 데뷔 무대를 제안했고 합류하겠다는 답을 얻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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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 진영은 ‘인천의 역량있는 가수’를 원칙으로 세웠다. 돈 죠반니역에 방광식, 레포렐로에 신금호, 돈나 안나에 이미향, 돈나 엘비라에 양선아·김상혜, 옷타비오에 전병호·한상호 등이 정해졌다.

?마찬가지로 오케스트라와 합창단도 인천출신 전문 연주자·성악가들로 구성하기로 했다. 이달 중순 오디션을 거쳐 선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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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밖 원군이 나타났다. 돈 죠반니 서울공연에서 총괄 기획을 맡았던 공연기획사 ‘삐우 앤 삐우’ 가 합류, 자막과 조명 등을 맡기로 한 것이다. 기획사 대표가 알고보니 이 단장의 이탈리아 유학시절 친구로 조건없이 도움을 주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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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있는 문제는 기업의 협찬을 얻는 일. 현재 몇 몇 중소업체가 나섰다. 희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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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단장은 작품의 완성도를 자신한다. 원작의 17세기 스페인 무대 배경을 현대 뉴욕 뒷골목으로 옮겨왔다. 2시간 30분이 넘는 그랜드 오페라임에도 지루하지 않게 따라갈 수 있다고 말한다. “인천 시민에게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유쾌한 오페라 한편을 선사하겠습니다. 꼭 찾아주십시오.” 오는 4월7∼9일 인천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 무대다. ☎011-325-1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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