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계진 의원(강원 원주)이 ‘인천국제공항’의 명칭을 ‘인천-세종국제공항’으로 변경하는 개정법률안 발의를 준비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인천공항 상주직원들은 한마디로 논의할 가치도 없는 비상식적인 처사이며 논의 자체가 시간 낭비라고 꼬집었다.

특히 이같은 논의가 제기된 것은 기내에서 여전히 인천공항을 서울공항으로 부르고, 각종 항공자료에도 인천의 인천공항을 표기하지 않는 등 그동안 인천시가 인천공항에 대한 애착심을 갖지 않았기 때문에 결국 빌미를 줬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21일 이 의원측은 인천시와 인천지역 시민, 경제단체 등에 보낸 서신을 통해 “인천국제공항에 세종대왕의 이름을 병기한다면 국가와 지역 이미지를 동시에 제고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동반상승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인천의 지명도를 세계적으로 드높이는 한편 우리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인 한글의 문화적 가치를 세계인들에게 알리는 윈-윈 전략임에 틀림없다”고 강조했다.이 의원측은 20일 동료 의원들을 상대로 인천공항 명칭 변경을 위한 인천국제공항공사법 일부 개정법률안 발의 서명작업에 들어갔다.

이같은 인천공항 명칭을 개정하자는 의견에 대해 인천공항 상주직원들은 개항된지 6년이 다 된 상황에서 공항 명칭을 바꾸자는 것은 공항 역사에서도 유례가 드문일 이라며 왜 지금와서 이런 일을 하는지 이해가 안간다고 혀를 내둘렀다.인천공항은 전세계에서 발행하는 모든 항공권에 인천국제공항 코드인 영문 약자 ‘ICN’이 뚜렷하고 ICAO(국제민간항공기구), IATA(국제항공운송협회)에도 등록돼 세계적으로 공인된 사용하고 있으며,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로고도 IIAC(Incheon international Airport Corperation)로 사용하는데 지금와서 명칭을 개정하자는 것은 서울을 인천으로 바꾸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이의원이 이같이 명칭을 변경하려는 것은 결국 우리나라의 관문이 인천에 있으면서도 인천시가 인천공항에 대한 관심 부족과 함께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은 도외시하고 송도 개발에만 열을 올렸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개항이후 지금까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항공기에서 승무원들은 여전히 인천공항을 소개할때 ‘인천공항’이 아닌 ‘서울공항’으로 방송하고 인천공항에 취항하고 있는 50여개 외국항공사중 일부는 아예 인천공항이란 말 자체를 안쓴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의 한 관계자는 “법적으로 바꿀 수 있는 있지만 이는 행적력과 시간낭비일 뿐”이라며 “이미 세계적으로 공인된 명칭을 특별한 이유없이 바꾸는 것은 국제항공업계의 웃음거리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인천시 관계자도 “인천공항이 안정화되어 가는 과정에서 이의원이 갑자기 왜 명칭 개정을 준비하는지 이해가 안가며 아마 인천의 여론 떠보기 같다”며 “이번 기회에 인천공항 명칭 개정을 못하도록 인천시도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인천지역 국회의원들이 나서 이의원에게 지역 정서를 전하고 논의 자체가 맞지 않는다는 것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천공항의 명칭은 지난 92년 수도권 새국제공항 이름 현상공모 결과, 세종공항이 가장 많았으나 인천시민들의 강한 반발로 인해 인천국제공항으로 명칭이 정해졌었다.

박준철기자 terryu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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