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원) 모두가 하는 일입니다. 당연한 일을 하는데…. 주목받을 일도 아닌데요.”

인천시 남동구청 1층 민원실 지적과 토지관리팀에 근무하는 김삼섭(32·지적 9급, 사진 왼쪽)씨. 185㎝에 100㎏의 건장한 체구를 자랑하는 그는 점심시간이나 부서가 회식할 때면, 같은 과에 근무하는 정형근(40·행정 7급)씨의 발이 된다.

정씨는 두 다리를 쓰지 못하는 장애인이다. 민원창구에서 민원인들을 대면하는 정씨는 혼자서 일을 처리하거나 이동은 가능하지만 구내식당을 이용할 때면 누군가의 도움이 꼭 필요하다. 지난해 5월 동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정씨가 구청으로 온 이후 지적과 직원들이 번갈아가며 정씨의 식사를 도와주곤 했는데, 언제부터인가 김씨가 정씨의 발이 됐다.

민원인들과 대면하는 지적과의 업무 특성 때문에 점심 식사 때 부서 직원들은 2개 조로 나눠 식사를 하게 된다.

올 1월 공무원이 된 김씨가 정씨와 ‘밥짝’이 되면서 자연스럽게 정씨의 발이 된 것이다. 특히 김씨는 부서 회식이나 구청 엘리베이터가 서지 않는 2층에서 행사가 있을 때면 정씨를 업고 다닌다.

김씨와 정씨가 회식 때마다 제일 마지막에 회식자리에 드는 이유도 두 사람이 한 몸이 돼야하기 때문이다. 정씨는 지금까지 부서회식에 한 번도 빠지지 않았다.

“도움을 주는 다른 동료들 모두 고맙죠. 특히 삼섭씨한테 고맙고 미안한 마음이 많죠. 힘들 텐데도 싫은 내색 하나 없이 어디를 가나 업어주니까요. (제가) 몸이 불편해 일어났다가 앉는 일이 힘들거든요. 그때마다 삼섭씨 도움을 많이 받아요.” 정씨의 말이다.

“다들 하는 일인데요. 오히려 선배(정형근씨)가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처음 만났을 때가 일반 직장에서는 수습과정이라 할 수 있는 시보 시설이었죠. 일 처리에 미숙한 저에게 공문 쓰는 법도 가르쳐 주고, 조언도 해주고 그랬죠. 공무원으로서 어떤 자세를 가져야 하는지도 선배가 많이 가르쳐주셨어요. 지난주 인사로 자리이동을 해 이젠 점심때 도와드리지 못해요.” 정씨를 친형처럼 여기는 김씨의 말이다.

윤장희 지적과장은 “두 사람을 통해 지적과 직원들의 화합도 잘 이뤄지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김주희기자 juhee@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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