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수정과 '천둥이'와 열애에 빠지다?
영화 '각설탕'에서 기수 역, 말과 앙상블 연기 펼쳐

한국영화가 그동안 잘 만들지 못했던 장르는? 범죄 스릴러? 공포영화? 전쟁영화? 정치영화? 모두가 다 아니다. 한국영화는 이제 모든 장르의 영화를 거의 다 섭렵했다. 하지만 단 하나, 아직도 정복하지 못한 장르가 있다. 바로 동물가족영화다. 동물을 주인공으로 하는 휴먼 드라마는 그동안 거의 없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야기 소재를 잘 찾지 못해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동물 연기’에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

하지만 이제 이 동물가족영화에도 새로운 바람이 불 것으로 보인다. 곧 개봉될 임수정 주연의 ‘각설탕’이 이런 류 영화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얼마 전 경기도 과천 경마장에서 열린 영화 ‘각설탕’의 기자회견을 다녀왔다. 주연배우 임수정에게 또 다른 주연인 말 ‘천둥이’와의 연기에 대해 물었다.

-호흡이 잘 맞던가.

▲동물과 연기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더라. 내가 먼저 마음을 열지 않으면 안 되겠다 싶었다. 그래서 마음을 열고 다가갔다. 목소리를 들려주고, 쓰다듬고, 안아주고, 그러면서 내 체취를 말이 느낄 수 있도록 노력했다. 촬영 전에는 ‘지금은 이런 이런 촬영을 할꺼야. 나는 이렇게 할 텐데, 너는 어떻게 할래?’ 이러면서 옆에서 속닥 속닥 속닥, 귓속말로 수다를 떨곤 했다.

-그래도 말이 감정연기를 하긴 어려웠을텐데.

▲맞다. 가장 어려운 게 감정연기였다. 사람과 하듯 눈을 마주 보고 감정을 주고받아야 하는데 그게 만만치가 않았다. 하지만 천둥이 이 친구, 꽤 연기를 잘 한다. 천둥이를 붙들고 우는 장면이 있었는데 마치 내 마음을 그 친구가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번 영화 때문에 난생 처음으로 말을 탄 건가.

▲기수의 세계가 참 거칠고 위험한 구석이 많다눈 걸 알았다. 남자의 세계 다 그들과 함께 동등하게 훈련 받으려면 씩씩해지지 않으면 안된다고 생각했다. 특히 이번에 맡은 역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도전과 가능성에 힘을 쏟는 캐릭터다. 덕분에 나도 한참 많이 씩씩해진 것 같다."

-말에서 떨어지기도 했다는데.

▲낙마는 몇 번 했지만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다. 천둥이는 리허설 때는 잘 하다가도 실제 액션만 들어가면 딴 짓 하는 했다. (웃음)

오동진 영화전문기자 ohdjin@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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