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는 올해부터 30년 이상 근무 한 환경미화원 정년 퇴임자에게 영국, 프랑스 등 유럽 5개국으로 격려 여행을 지원하기로 했다.

30년간 변함없는 모습으로 인천 곳곳을 청소해온 ‘선진시 견학시찰’ 첫 수혜자 신복수(60) 환경미화원은 “환경미화원은 불안정한 삶을 살던 나와 우리 가족들에게 안정을 준 고마운 직업이었어”라며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표시했다.

그는 환경미화원이 되기 전, 10년간 바다를 누비던 베테랑 선원이었다. 23세에 군대에서 전역하고 돈을 벌어보자며 바다로 나선 것. 그는 연안부두 안강망 선원으로 일하며 제주, 흑산도근해에서 갈치, 조기 등을 잡았다.

“군대에 가기 전 가정을 꾸려 이미 두 아이의 아버지였던 내게 선원일은 쉽지가 않았어. 집에 머무는 시간이 3개월에 한번, 그것도 일주일에 불과했거든. 게다가 일년 내내 열심히 벌어도 일거리가 없는 겨울에 돈이 모두 동이 나 버렸지. 10년이나 일했는데 내게 남은 것이 빈 통장과 월 셋방밖에 없더라고.”

하지만 33살의 선원이 육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청소밖에 없었다. 동구청 폐기물과에 입사한 그의 첫 월급은 6만3천원. 비록 선원의 급여에 비할 바는 아니었지만 가족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이 그에겐 최고의 즐거움이었다. 또 매달 적금을 들어 10년 후에는 꿈에 그리던 집도 장만할 수 있었다.

불행은 행복의 그림자라고 했던가. 어느 날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찾아왔다. 기침이 심해 찾아갔던 병원에서 뜻밖에 후두암 판정을 받은 것.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후두의 제거로 그는 목소리를 잃고 말았다.

“그런데 잃는 것이 있으면 반대로 얻는 것도 생기더라고. 보조기를 이용한 새 목소리와 많은 사람들, 가족의 안정을 얻었어. 거기에 국가에서 공짜로 유럽여행도 보내준다니 나만큼 많이 얻은 사람이 어디 있겠어.”라며 그는 밝은 웃음을 터트렸다.

신씨는 “30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한 길을 걸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긍정적인 사고”라며 “어떤 일을 하는가 보다는 얼마만큼 성실히 주어진 일을 수행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주진환 인턴기자 bchun@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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