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 2008년도 정부 예산안 심사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대통합민주신당이 정기국회 회기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와 본회의를 통해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 한나라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신학용 의원(계양갑) 등 통합신당의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위원 5명은 4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위원들은 대통령 선거 이후에 예산안을 처리하자며 소위에 불참하고 예삼심사를 거부하고 있는데 이는 대선이 있는 해에는 대선 전 심의를 마쳤던 국회 관례를 깨는 것이고, 정권을 이미 잡았다는 판단으로 예산안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오만한 행위”라며 “통합신당은 정기국회 회기 중에 예산안 심사를 예정대로 마치고 본회의를 통과시켜 국정운영이 차질없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신당의 소위 위원들은 이에 따라 오는 7일 오후 2시 본회의 소집을 국회의장에게 요청해 놓는 한편 이날 오전 10시 예결위 전체회의 소집을 예결위원장에게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예산안 심사에 앞서 마무리되어야 할 세법개정안 처리를 위해 재경위와 법사위 심사기일 지정을 국회의장에게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계수조정소위 위원인 민노당 강기갑 의원은 “한나라당의 직무유기와 대통합민주신당의 이중적 태도로 예산안 심사가 파행을 겪고 있다”며 양당을 비난했다.

신학용 의원은 “아홉 차례에 걸친 계수조정소위를 통해 예산안의 감액과 증액부분에 대한 큰틀의 심사는 대부분 마무리되었다고 봐도 무방하다”며 “한나라당이 불참하고 있는 가운데 7일 예정대로 예결위 전체회의와 본회의가 개최돼 예산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반반이지만, 타 당과 힘을 합해 통과시키겠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도부가 예결특위 간사를 해임했다’는 말이 나오는 등 내부적 갈등설이 비치고 있는 한나라당은 현재 박종근 의원이 간사 역할을 대신하고 있으며, ‘대선 이후 예산안을 처리하겠다’는 뜻만 거듭 밝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간사인 이원복 의원실(남동을) 관계자는 “해임된 것도 아니고 스스로 자리를 내놓은 것도 아니다. 내부 정리가 아직 안되었다”며 “수요일 오전 있을 안상수 원내대표와의 만남을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손미경기자 mimi416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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