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메인무대를 장식하는 헤드라이너는 단연 ‘플라시보’다.

이미 90년대 후반 국내 락 마니아들을 사로잡은 3인조 밴드다. 둘쨋 날인 29일 무대에 선다. 공연에 앞서 메일로 인터뷰를 했다.

▲지난 10년 동안 활동해왔음에도 여전히 신선하고 묘한 매력이 넘친다. 시대를 관통해 추구해온 플라시보 만의 음악적 성향이 있다면.

-지난 수년간 우리 앨범은 다양한 사운드를 추구해 왔다. 하지만 팬들이 느끼는 것은 모든 것에 ‘플라시보적’인 사운드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앨범은 퍼포먼스에 중점을 두고 녹음해 이전 보다 좀더 라이브하고 기본에 충실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플라시보적으로 들린다. 우리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

▲플라시보의 음악을 들으면서 많은 이들이 현실 도피를 통해 대리만족을 얻는다고 생각하면 어떤 기분이 드나.

-어쨌든 좋은 일이지 않을까. 음악은 한편으로는 메시지를 전하는가 하면, 한편으로는 (허구의) 이야기를 풀어내기도 해야 하는 것이니까. 받아들이는 사람이 해석하는 데 따라 우리 음악은 바뀔 수 있다. 하지만 냉정하게 우리 음악은 환상이나 꿈이라기 보다는 현실이다. 그것도 아주 냉정한 현실. 따라서 현실에서 도피하게 한다기 보다는 오히려 ‘깨우는’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

▲멤버들 결속력이 대단한 것 같은데.

-맞다. 우린 정말 가족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친하고 서로를 아낀다. 아마, 좀 비정상적인(dysfunctional) 가족이긴 해도, 우린 분명 한 가족 같은 사이다.

▲오랜 음악 생활동안 기억할 만한 순간들이 여러 번 있을 것 같은데.

-딱 한가지만 꼽으라고 한다면…아마 David Bowie의 50번째 생일 축하 공연 후 일 것이다. 공연이 끝난 뒤 David가 우리를 애프터 파티로 안내했다. 거기엔 정말 우리의 우상이라고 할 수 있는 모든 뮤지션들이 다 모여 있었다. Robert Smith, Lou Reed, Prince 등…. 그 때 든 생각은 ‘이런! 이 수 많은 위대한 뮤지션들 사이에서 내가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지?’ 란 생각 뿐이었다. 그 다음으로 기억 나는 순간은 파리 올림피아 스타디움에서 4만명 관중 앞에서 공연했을 때다.

▲한국에 대한 인상은. 많은 팬들이 플라시보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 무척이나 가고 싶었다. 꼭 가고 싶은 나라 중 하나였다. 그리고 드디어 팬들을 만나게 됐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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