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우드스탁’을 내건 락 축제 ‘2006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열흘 앞으로 다가왔다.

장장 72시간동안 펼쳐지는 초대형 축제에, 쟁쟁한 아티스트들이 속속 참가의사를 밝히면서 일찌감치 음악 팬들의 가장 큰 이슈거리로 떠올랐다.

지난 5월 공식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1차 라인업 공개후 이벤트로 발매한 2천장의 한정티켓이 1시간만에 매진되면서 락 축제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송도 일대를 달구는 주인공들은 어떤 팀들일까.

중성적인 매력의 보컬이 돋보이는 영국 밴드 ‘플라시보’를 필두로, 뉴욕 출신의 젊은 밴드 ‘스트록스’, 힙합 크로스오버의 새바람을 일으킨 미국 4인조 ‘블랙 아이드 피스’, 스코틀란드 출신의 신예그룹 ‘프란즈 퍼디난드’, 일본 밴드 ‘드레곤 애쉬’까지 국내외 유명 아티스드 70여팀이 열정을 뿜어낸다.

◇빅 탑 스테이지

페스티벌의 메인 무대다. 세계적으로 가장 영향력 있다고 손꼽히는 기성 아티스트와 신예 뮤지션을 만날 수 있다. 하루 7팀씩 모두 21개 밴드가 오후 2시부터 오후 11시까지 릴레이 공연을 이어간다.

▲첫쨋 날

스타트를 끊는 헤드라이너는 개러지(Garage) 락의 최고 스타밴드 ‘스트록스’다. 이미 공식 발표되기 전부터 팬들 사이 출연하리라는 소문이 퍼졌던 주인공이다.2001년 뉴욕출신의 젊은 밴드가 단 한장의 앨범으로 세계를 열광시킨다. 말끔한 수트에 빈티지 티셔츠, 컨버스 운동화로 등장한 이들. 음악은 70년대 밴드 영향을 고스란히 담은 복고지향적인 동시에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이 혼을 빼앗길 만큼 쿨했다. 2000년대 이슈거리로 등장한 ‘개러지 락’ 최고밴드로 자리매김한다.

브리트 팝(Brit Pop) 얼터너티브 계열의 숨은 연꽃으로 평가받는 ‘스노우 페트롤’도 첫날을 채운다.1994년 영국 스코틀랜드에서 결성, 미디어의 호평을 얻으면서 ‘곤조있는 뮤지션’으로 이미지를 굳혀나간다. 지난 2004년엔 아메리카 시장을 본격적으로 탐색, 라이브 투어로 매진행렬을 기록하고 있다.3인조 뉴욕 밴드 ‘예 예 예스’도 온다. 잘 다듬어지지 않은 락 사운드는 ‘아트 펑크’ 밴드에 머물러 있다.

국내 팀은 신해철의 ‘넥스트’가 끊는다. 9년만에 원년 멤머들을 모아 리메이크 앨범인 5.5집을 들고 컴백했다.보컬 이석원을 필두로 10년동안 꾸준히 음반을 발표하고 있는 ‘언니네 이발관’도 더한다. 홍대 클럽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피아’와 유쾌한 밴드 ‘오! 브라더스’도 만날 수 있다. 펑그밴드 ‘슈가 도넛’도 가세한다. 영화 ‘마들렌’에 삽입 된 ‘몇 해 지나’로 주목받은 그룹이다. 2003년엔 일본 ‘후지 락페스티벌’에 오르는 영광을 누리기도 했다.

▲둘쨋 날

중성적인 이미지의 3인조 팝 펑크 밴드 ‘플라시보’가 이날의 메인이다. 시카고 사운드와 70년대 말 ‘프로그 락’, 80년대 말 ‘컬리지 락’ 등을 조화시켜 전통적인 기타위주 사운드와 모호하면서 고뇌에 찬 내용을 결합시킨 독특한 음악을 만들어 냈다. 휘젓는 듯안 기타와 묵직한 베이스라인을 느낄 수 있는 힘, 감동적이고 산뜻한 멜로디·가사가 조화를 이룬다.

‘블랙 아이드 피스’도 주목할 만하다. 캘리포니아 출신의 힙합·댄스 그룹이다. 힙합계 얼터너티브 뮤지션으로 분류되고 있다. 2003년 발매한 3집 ‘Elephunk’는 지금까지 7천500만장 판매기록을 올리는 등 대중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다.

일본 밴드 ‘드래곤 애쉬’도 있다. 90년대 후반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국내 젊은층에게 대중적·음악적 양쪽을 만족시켜주고 있는 팀이다. 국내팀도 화려하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다이나믹한 무대 전개로 유명한 ‘싸이’가 오른다. 한국의 대표적 헤비메탈 ‘시나위’와 10년을 넘게 오로지 헤비 락만을 선보인 ‘크래쉬’도 있다. 가장 현대적인 메탈음악을 선보이고 있는 ‘바셀린’이 가세한다.

▲세쨋 날

스코틀랜드 출신의 4인조 인디 락밴드 ‘프란즈 퍼디난드’가 헤드라이너다. 2001년 결성후 최소한의 사운드만을 배출하는 개러지 락으로 데뷰 앨범을 발매, 세계적인 밴드로 도약한 팀이다.‘익스트림’ 시절 빼어난 가창력으로 정점에 이른 누노 베텐커트가 새로운 밴드 ‘드라마 갓스’로 돌아왔다. 이들이 인천 무대에 선다.

다음 팀은 딥 퍼플의 명곡 ‘Hush’를 리메이크, 국내 팬들에게 알려진 영국의 ‘쿨라 쉐이커’다.국내에서는 4개 밴드가 선다. 대한민국 최고의 모던 락 밴드 칭호를 얻고 있는 자우림, ‘불독맨션’으로 더 유명한 이한철, ‘라디오 헤드’풍의 사운드를 가장 한국적으로 소화해내 사랑을 받고 있는 ‘넬’로 이어진다.홍대 인디무대에서 10년경력의 ‘타카피’도 더한다. 에너지 넘치는, 멜로디감이 살아 있는 펑크 사운드가 특징인 밴드다.

◇엠 넷 컴 스테이지(M.net.com Stage)

국내외 주류와 비주류 음악인이 뒤섞여 다양한 실험무대를 선보인다. 마찬가지로 오후 2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이어간다.

▲첫쨋 날

주목할 팀은 일본 비쥬얼 락계 천재로 불리는 ‘미야비’와 어덜트 얼터너티브 팝·락으로 주목받는 ‘제이슨 므라즈’를 꼽을 수 있다.

‘미야비’는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며 21세기 비쥬얼 락이 나아가야 할 존재방식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제이슨 므라즈’는 그만의 스타일을 인정받고 있는 실력파 아티스트다. 70년대부터 90년대를 아우르는 음악적 특색은 포크 재즈 레게 힙합 블루스 락 등을 혼합, 신선한 느낌을 준다.

국내 밴드로는 쉽고 편안한 음악을 추구하는 ‘마이 앤트 메리’가 선다. 2005년 제2회 한국대중음악 시상식에서 올해의 앨범과 모던 락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둘쨋 날

일본의 프로젝트 밴드 ‘페이크?’가 무대를 장식한다. 지난 1999년 트라이포트 락 페스티벌에도 참가했으나 폭우로 무대에 오르지 못한 아쉬움이 있는 밴드다.재기넘치는 플래시 뮤직비디오로 인터넷에서 인기몰이를 하며 화제가 된 ‘장사하자’의 주인공 ‘하찌와 TJ’도 선다.

국내팀으로는 ‘나비효과’와 ‘스키조’가 눈에 띈다.시나위 출신의 김바다를 주축으로 2003년 결성한 ‘나비효과’는 국내 첫 일렉트로닉 밴드다. ‘스키조’는 단 한장의 음반으로 홍대 인디 무대는 물론 국내 락 마니아들 사이에서 메인급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세쨋 날

랩 메탈 대표주자 ‘닥터코어 911’이 지난해 후반부터 활동을 시작했다. 헤비메탈적인 요소에 랩 보컬이 어우러져 팬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때 ‘홍대 인디무대 HOT’으로 불릴만큼 인기를 끌었던 팀이다. 마지막날 무대에 선다.올해의 가장 큰 기대주로 꼽히고 있는 ‘바닐라 유니티’로 온다. 지난 2004년 결성, 금년들어 1집을 발표하면서 거침없는 상승곡선을 달리고 있는 밴드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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