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시립국악단(또는 국악예술단)을 창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지역 국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그동안 시립국악단의 필요성을 역설해 온 지역 국악계는 일단 환영의 뜻을 내비치고 있지만 자칫 특정인을 중심으로, 지역 국악계가 배제된 시립국악단이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다.

2일 인천 국악계와 시에 따르면 시는 오는 2009년 시립국악단을 창단, 부평문화예술회관에 상주시킨다는 구상이다. 지난달 착공한 부평문화예술회관은 800석 규모의 대공연장과 350석 규모의 풍물상설공연장, 미술품 등의 전시장을 갖추고 2009년 8월경 문을 열게 된다.

특히 시는 시립국악단의 초대 단장(또는 예술감독)에 ‘김덕수 사물놀이패’ 대표인 김덕수 한국종합예술학교 교수를 지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시립국악단 창단에 대한 구상을 갖고 있지만 아직 구체화 한 것은 아니다”라며 “국악계의 의견을 수렴해 창단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김덕수 교수는 대중적으로도 인지도가 높다. 초대 단장에 영입할 수도 있겠지만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국악단 창단에 대해 지역 국악계는 일단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그동안 국악계에서는 인천에 시립국악단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꾸준히 제기해왔다. 올들어서는 부평풍물축제 전후로 시립국악단 창단과 관련한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하지만 지역 국악계는 시가 구상중인 시립국악단이 지역 국악계를 배제한 채 ‘이름값’만 쫓는게 아닌가 우려했다.

한 국악인은 “여지껏 지역내 국악인들의 요구와 노력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던 시가 느닷없이 ‘김덕수’를 거론하며 국악단 창단을 모색하는 것은 지역 국악인들을 무시한 처사다”라고 지적하고 “시립국악단을 창단하기 위해서는 지역 국악인들의 의견을 수렵하는 것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한편 문화·예술계 일각에서는 현 시립예술단의 운영 효율화 논의도 끝나지 않은 시점에서 시립국악단의 창단 움직임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주희기자 juhee@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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