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체육계에 비상이 걸렸다. 내년 계획된 체육회 산하 운동부의 창단이 무기한 연기됐고, 기존 운동부의 선수 영입 작업도 멈추게 됐다.

지난 26일 인천시의회 예산결산위원회의 인천시 내년 예산안 검토 결과, 대폭 삭감된 체육관련 예산 중 국내·외 대회 유치·개최비용 등 일부가 부활했다.

하지만 예결위는 인천시 체육회의 내년 살림 비용은 상임위가 제출한 원안을 거의 그대로 반영했다. 시의회 문교사회위원회는 시 체육회가 요청한 시 보조금 85억7천여 만원 중 30억 원을 삭감한 바 있다.

여기에 시청 운동경기부 지원비 49억 중 삭감된 13억 원과 전액 삭감된 군구직장운동경기부 지원비 8억8천 만원 역시 시의회 예결위에서 부활하지 못했다.

이로인해 내년 시·군·구와 체육회 등에 소속 운동부의 운영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당장 꺼야하는 발등의 불은 신규 선수 영입문제다.

올 전국체전 종목 종합 1위에 오른 복싱부는 내년 2명의 선수를 영입할 계획이었다. 아직 정식 계약을 맺지는 않았지만 이들 신규 영입 대상 선수들은 이미 전국체전 이후부터 인천에서 훈련하고 있다.

인천시복싱연맹 관계자는 “두 선수 모두 전국체전 금메달리스트로 타 시도에서도 눈독을 들이는 선수다. 어렵사리 영입 작업에 성공했는데 체육회 예산이 깎이는 바람에 정식 계약을 할 수 없게 됐다. 선수를 잃는 것도 문제지만 대내외적으로 한 약속을 어기게된 꼴이라 난감할 따름이다”고 밝혔다.

카누의 경우는 더 하다. 현 국가대표와 계약서까지 다 쓴 상황에서 계약금은 물론 연봉조차 지불할 수 없게 됐다.이 선수는 현재 호주에서 벌어지는 국가대표 전지훈련에 동참한 터라 아직 내용을 모르고 있지만, 카누협회는 예산 부활이 불발로 돌아가 선수 영입을 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천시 체육회의 증액 요인에는 내년 5개 운동부의 신규 창단이 포함돼 있다. 신규 종목 팀 창단은 이미 인천시 등과 협의를 마친 상태라 이들 역시 선수 영입 작업 등 창단에 따른 사전 작업을 차근차근 풀어가고 있었다. 영입 대상 선수도 물색해 놓은 상황이었다.

인천 시청 소속 운동부도 13억원의 예산이 깎여 팀 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며, 양궁이나 씨름 등 각 군·구에 소속된 운동부도 시 지원금이 부활하지 못해 난감한 것은 마찬가지다.

한 운동부 지도자는 “내년 3월 추경예산을 기다리다가는 좋은 선수는 다 놓치게 되고 그 나마 추경때 예산이 설지 여부도 불확실한 것 아니냐”며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지금 벌어지고 있는 예산 관련 잡음으로 애꿎은 운동부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주희기자·조자영기자juhee@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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