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보다 기획력이 중요합니다. 국·공립 예술단도 민간 단체처럼 전문적인 기획마인드를 가져야 합니다. 더불어 시민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 서비스하는 극단으로 거듭나야 합니다.”

지난 13일 첫 출근한 이종훈 인천시립극단 신임 예술감독은 마음이 바쁘다. 올들어 뮤지컬 ‘심청왕후’와 정기공연 ‘여름안개’를 준비하면서 총감독 혹은 연출가로 단원들과 몇개월동안 호흡을 맞춘 그다. 그만큼 극단의 문제점과 지향점을 누구보다도 훤히 알고 있다.

“국제도시로 비전을 갖고 있는 인천이 유독 문화예술은 뒤쳐져 있습니다. 게다가 시립극단은 오랜 역사성에 걸맞지 않게 아이덴티티가 없는 상태죠. 대표적인 레퍼토리도 없습니다. 내부적으로는 단원 기량 향상에 중점을 두려합니다. 외부적으로는 좋은 레퍼토리를 만들어 내야지요.”

더이상 가만히 앉아서 관객이 오기만을 기다려서는 안된다고 강조한다. 극단을 알리고 미래의 관객을 개발하기 위해 이벤트를 개발, 시민 한가운데로 들어가는 자세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지금까지는 불특정 다수의 초대관객만을 상대했죠. 연극을 아끼고 사랑하는 유료관객이 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려면 우리가 찾아가는 것이 선행돼야 합니다.”

부지런히 작품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 이 감독의 원칙이다. 봄에는 순수 창작, 가을에는 명작 시리즈, 여름엔 소외지역 순회 공연, 겨울방학에는 가족극이라는 틀을 세웠다.

“아무래도 예산이 문제입니다. 투자자를 유치하는 방안을 강구중 입니다. 가령, 그 다음해 작품을 앞서 선정, 지역내 기업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열어 제작비나 초청비를 미리 확보하는 방식이죠.”

몇개월간 감독 공백으로 인한 내홍을 우려하는 외부시선에 대해 그는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좋은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화합이 중요합니다. 역으로 해석하자면 작품에 열중하다보면 화합은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는 겁니다. 설렁설렁 하다보면 밖으로 눈을 돌리게 되고, 극단에 대한 애정이 줄어들 수 밖에 없어요.”

와서 보니 첫 공연이 9월22일로 잡혀있다고 전한다. “새로운 형식을 추구하는 쪽으로 가려합니다. 아직 작품을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명작을 할 경우 기존의 것을 답습하는 데서 탈피할 겁니다.”

할일이 많아 오히려 즐거운 이 감독이다. “새 명함에 ‘우리의 삶이 한편의 연극입니다’라는 문구를 써 넣으라고 했어요. 연극에 관심을 많이 가져달라는 나름대로의 당부죠. 무엇보다 극단 공연기획이 확 달라질 겁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사진=안영우기자 dhsib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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