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이 얼기 시작한다는 소설(小雪)이 지난 23일 지나고 큰 눈이 내린다는 대설(大雪)이 다가오고 있다. 이웃과 함께 추위에 대비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손길도 분주해져 어려운 이웃을 위한 김장담그기 행사, 연탄나눔 행사 등이 연일 이어지고 있다. 인천시도 취약계층을 위한 동절기(11월~내년 2월) 보호 대책을 수립하고 지원에 나섰다. 특히 시가 겨울철 특별 보호 대상으로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노숙인과 쪽방촌 세대로, 시는 각각에 해당하는 맞춤형 지원 사업을 통해 취약계층의 겨울을 훈훈하게 한다는 계획이다.


▲노숙인 보호 대책

시는 내년 2월까지 한시적으로 노숙인 상담원을 1명 더 채용하는 등 가용조직 및 인력을 총동원해 초기 밀착 상담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7일 시에 따르면 쉼터에 입소하지 않은 노숙인 수는 여름으로 접어드는 6월부터 늘어나고, 반대로 쉼터를 찾는 노숙인은 겨울철에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시는 올해 겨울 역시 쉼터 입소를 희망하는 노숙인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사)내일을 여는 집(대표·이준모) 노숙인 쉼터와 함께 집중 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다.

시는 11월부터 내년 2월까지 강화군과 옹진군을 제외한 8개 구의 공원, 지하철역, 지하상가 등 노숙인 밀집지역 및 쪽방 밀집지역에 긴급복지지원팀장을 비롯한 시 공무원 3인 1개 조와 각 구별 인원을 편성해 현장상담을 벌인다. 특히 계양구는 노숙인 쉼터 등과 연계한 노숙인 특별보호대책을 적극 강구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밀착 상담을 실시하고 있다.

또 26일부터 오는 30일까지 5일 간은 관계공무원 및 알콜 치유 전문가, 사회복지협의회 등 민간사회안전망참여 관계자 등이 합동 상담팀을 구성해 동인천역, 주안역, 종합문화예술회관 주변, 자유공원 등지에서 새벽 1시까지 야간상담을 벌일 계획이다.

이렇게 해서 쉼터를 찾은 노숙인에 대해서는 동사예방을 위한 피복을 지원함은 물론, 세탁 및 목욕서비스, 이·미용 서비스 등 편의가 제공되며 시설 입소 희망자는 신속하게 입소 조치된다.

겨울철 대책과는 별도로 노숙인이 거주지를 원할 경우 전국실직자노숙인대책종교시민단체협의회가 주관해 최장 3개월 간 월 20만원 범위 내에서 월세가 지급되고 생활집기구입비, 활동비가 지급된다. 고용안정센터를 통한 취업도 알선된다.

시설 입소를 기피하는 거리 노숙인의 경우에는 근로 능력이 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쪽방 이용을 알선하고 위급한 상황에서 즉시 연락 및 지원이 가능한 비상연락처를 스티커 등으로 제작, 배포할 계획이다.

▲쪽방 지역 지원

지난 23일 동구 만석동 쪽방촌에는 겨울 맞이 나눔 행사가 열렸다. (사)내일을 여는집 노숙인쉼터가 주관하고 부광감리교회가 후원하는 김장 나누기 행사가 열려 쪽방 200여 세대에 총 2천㎏의 김장김치가 전달됐다. 또 오는 30일에는 사랑의 연탄나눔운동본부의 후원으로 이 지역 연탄보일러 사용 세대 중 22가구에 연탄 200장씩 총 4천400장의 연탄이 전달될 예정이다.

이보다 앞선 22일에는 한국가스안전공사 인천지역본부 직원들과 인천대학교 전기학과 학생 등 30여 명의 봉사자들이 인현동 및 효성동 쪽방촌 70여 세대를 찾아 누전차단기 및 개폐·차단기, 전선, 조명기구 등을 무상으로 교체해 겨울철 화재 등 안전사고를 예방했다.


시는 쪽방지역이 도시 빈곤이 밀집된 복지사각지대인 점을 감안, 제도권 내에서 보호세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있으나 소득이 있는 부양가족이 부양을 기피하는 경우 등 구호에 어려움이 있는 사례도 발견되고 있다. 이에 공무원후견인제, 사례관리, 129긴급지원, 복지지킴이 등 시책을 개발하고 동시에 사회복지협의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종교단체 등 민간주도의 사회안전망이 활성화 될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 나눔행사의 경우 민간주도로 이뤄지고 있다.

또 시는 내일을 여는 집 쪽방상담소, 인천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등 민간단체와 함께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계양구, 동구, 중구 등 쪽방지역에 대한 전수 조사를 벌였다. 이후 기초생활수급자와 비수급자 실태를 파악한 뒤비수급자에 대해서는 수급자가 될 수 있도록 방법을 강구하는 등 지원책을 마련했다. 자활·자립의지 향상을 위한 심리안정·치유 프로그램도 동시에 운영하고 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공동자활작업장 마련해 쪽방 주민들의 일자리를 지원할 계획으로 작업장은 올 12월 개장을 앞두고 있다.

쪽방상담소는 이들 지원체제의 중심에서 쪽방 주민 사례 관리, 의료서비스, 푸드뱅크 및 생필품지원, 주민관계회복, 마을잔치 개최 등 쪽방주민의 유대감을 촉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기타 저소득층 지원 사업

인천시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진성토건(주)의 후원으로 오는 12월1일부터 연중으로 인천지역 30개 동사무소에 ‘사랑이 마르지 않는 뒤주’를 설치, 저소득계층이 언제나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사업대상이 되는 동사무소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수급권자 및 노인인구에 비례하여 선정했고 선정된 동사무소에는 약 3㎏ 정도의 쌀을 담을 수 있는 크기의 봉투를 제작, 비치할 예정이다.

뒤주는 동사무소에서 관리하고 쌀은 농협중앙회 인천지역본부에서 일괄 배송한다.

시와 모금회 등 민간단체는 ‘사랑이 마르지 않는 뒤주’가 쌀 지원 사업의 통일성 및 효과를 증대시키고 저소득계층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안전망 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터뷰-이준모 (사)내일을 여는 집 대표
-겨울철 쪽방촌 소외 계층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지는 않은가.


▲다른 계절에 비하면 그나마 겨울철에는 민간단체 등이 김장, 연탄 등 물품 지원을 많이 해 주는 편이다. 그렇지만 11월 현재의 수준으로 겨울을 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지난 23일 쪽방촌 홀몸노인 등에 김치 5㎏~10㎏가량을 나눠줬지만 별다른 반찬 없이 김치로 한겨울을 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가장 시급히 지원돼야 할 것은 무엇인가.

▲실질적인 연료비 지원이 가장 절실하다. 현재 쪽방촌 세대 중 연탄보일러를 쓰는 가구는 10가구 중 한 두 가구에 불과하다. 몇해 전 독지가들이 연탄보일러가 사고 위험이 높다며 기름보일러를 설치해 줘 다수 가구는 기름보일러를 때고 있다. 쪽방촌에 산다고 해 모두가 연료비를 지원받아야 할 대상은 아니지만 여전히 전체의 30%, 만석동으로 치면 60가구 정도가 긴급지원사업의 대상이 된다. 이들 중 다수는 기름보일러를 쓰고 있다. 당장 현금이 있어야 보일러를 가동할 수 있는데다 기름값까지 올라 연료비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쪽방으로 유입되는 인구에 최근 변화가 있나.

▲겨울이라고해서 유입 인구가 늘거나 주는 것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빈집이 늘어가는 것은 확실하다. 그러나 쪽방으로 들어오려는 사람도 줄을 잇고 있다.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의 월세를 얻기 위해서는 고정수입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찜질방 등을 전전하다 방세가 마련되면 쪽방에서 안식을 찾고 싶어하는 이들이 여전히 우리 주위에는 많이 존재한다.

최보경기자 bo419@i-today.co.kr

최보경기자 bo41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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