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선덕 인천시초대작가가 판화를 유화에 접목시킨 작품들을 내놓고 개인전 자리를 편다.


그간의 개인전에서 보여준 작품들과 사뭇 다르다. 유화작업에서 출발한 그가 3년전 개인전에서 떡하니 판화작품을 내놓았다. 그리곤 이번엔 장르를 결합, 예술세계의 지평을 넓혔다.

“대학시절 전공은 서양화였어요. 한참을 지나서 판화를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했지요. 그 매력에 그만 빠졌습니다. 한동안 판화에 몰두했지요. 그래도 몇 십년 해온 붓질을 그냥 놓을 순 없었습니다. 판화에 유화 붓질의 유연성을 더해보자 했지요.” 작가는 작업 배경을 들려준다.

뒤늦게 빠진 판화로 대한민국미술대전에서 판화부문 4회 입선이라는 기록을 세운 그다. 판화를 하면서도 마음 한켠에는 늘 유화가 자리잡고 있었다.

“현대미술에서는 더이상 장르가 중요하지 않지요. 시대에 맞는 그림을 그리다보니 이 지점까지 왔네요. 19세기의 구상적 묘사와 21세기의 추상적 기법을 녹여내려 했습니다.”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기까지 수차례의 단계를 거친다. 한지나 캔버스위에 유화로 밑작업을 한다음 실크스크린 판화 작업을 시도한다. 모래나 금가루를 입히기도 하고 색실을 붙이거나 박기도 한다. 때론 크레파스로 덧칠을 한다.

“재료 성질을 파악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마르는 과정에서 생각과 달리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지요.”

‘저 언덕 무지개 너머’라는 예의 타이틀을 그대로 썼다. 더 있다. 뒤에 ‘시심의 세계’를 붙였다.

첫 전시부터 내건 제목이 ‘저 언덕 무지개 너머’다. “비온 연후의 무지개는 어릴적부터 지녀온 이미지예요. 아름다움에 대한 동경이지요. 이제는 그 마음에서 나가 깊이를 더하고 싶었습니다. ‘시심의 세계’는 깊이에 대한 지향이에요. 지금은 그 중간지점에 서있는 셈이지요.”

소재는 역시나 들꽃이다. 들국화, 양귀비, 민들레, 코스모스, 연꽃들이 작가 심상과 어우러져 저마다 다른 느낌을 펼쳐낸다.

“평단의 평가는 전혀 신경쓰이지 않아요. 내가 좋아서 하는 작업입니다. 다만 늘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28일 개막, 12월4일까지 서울 인사동 라메르갤러리로 초대한다. ☎(032)832-0674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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