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명건설과 장기간 인수협상을 벌여왔던 신일건업이 인수 포기를 선언, 효명건설과 협력업체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신일건업은 26일 효명과 한 달 가까이 인수협상을 벌여 왔으나 제안했던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인수를 포기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신일건업측은 효명의 1천400억~1천500억원에 이르는 부채가 부담이 돼 지난 15일 금융권이자 탕감과 지급어음 할인, 직원 급여·퇴직금 삭감, 효명 부동산 양도 등 항목별 금액을 합해 모두 220억원 삭감을 인수 조건으로 최종 제시했으나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인수를 포기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효명건설과 협력업체들은 신일건업이 인수협상 과정에서 시간끌기로 일관하는 바람에 결과적으로 효명건설의 회생을 방해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효명건설은 장기간 인수 협상을 벌이면서 최종부도 이후 법정관리를 위해 준비했던 약 14억원도 소진된데다가 직원들의 한 달 급여까지 추가로 체불될 처지에 놓였다고 밝혔다.

협력업체들도 지난달 말 신일건업 측이 효명건설에 투입한 50억원을 놓고 법적 검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신일건업이 70억원 상당의 효명 부동산을 담보로 50억 원을 투자했지만 인수가 전제였던 만큼 결코 채권자의 입장이 될 수 없다는 것이 협력업체들의 주장이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신일건업의 인수포기는 부도처리로 가뜩이나 힘든 효명건설과 협력업체를 가지고 논 것이나 다름 없다”면서 “구체적인 인수포기 이유에 대해 상세히 밝힐 것”을 신일측에 요구했다.

이와 관련, 신일건업 관계자는 “회사 차원의 인수포기 사유는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그러나 27일 공시를 통해 인수 포기를 알릴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은경기자 lotto@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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