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제도 시행 이후 전국적으로 활성화한 지역학을 연구하는 기관들이 처음으로 인천에 모여 학술대회를 연다.


인천학연구원은 오는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간 인천학연구원 세미나실에서 제1회 한국지역학대회를 개최한다.

이번 지역학대회에는 인천학연구원을 비롯해 부산과 강원, 울산, 대구, 전남, 목포 등 10여개 연구기관이 참여한다 일본 도쿄경제대학의 하시야 히로시 교수와 중국 옌벤대 이옥련 교수도 이번 대회에서 발제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를 주관하는 인천학연구원 상임연구원 김창수 박사는 “한국의 지역학은 90년대 이래 연구자 및 연구기관이 늘면서 활성화하기 시작했다”며 “이번 대회는 지방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 성과와 과제를 점검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박사는 이어 “그동안 각 지역별로 진행돼 온 지역학 연구는 그 성과에 비해 학문으로서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특히 각 연구기관과 연구원 간 교류도 많지 않았다”며 “이번 대회는 지역학 연구기관의 첫 모임으로 교류 활성화를 넘어 각 연구기관간 네트워크 구축의 기반을 마련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한국의 지역학 네트워크는 물론 한·중·일 연구기관을 묶는 동아시아 네트워크 구축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번 행사는 첫날 동아시아 지역학 네트워크를 주제로 진행된다. 이날 행사는 ‘인천의 개항’을 중심으로 토론이 벌어진다.

특히 중국 옌벤대 이옥련 교수가 일제강점기 초기 인천부민들의 생활상을 종합적으로 알려주는 최초의 자료를 공개한다.

김 박사는 “최근 1915년 발간된 ‘인천향토사자료’가 발견됐다. 현재 이 교수가 복원·번역 작업을 벌이고 있는데 이번에 중간 발표를 하게 됐다”며 “이 자료는 일제강점기 인천사료 중 인천의 풍속에 관한 사항을 가장 상세하게 담고 있다”고 말했다.

둘째날인 29일 행사에서는 부산과 전라도, 경북지역, 서울 등지의 지역학 연구 성과가 발표된다. 그동안 각 지역에서는 지역적 특성에 맞는 연구를 진행해 온 터라 연구 방법이 달랐고, 이는 학문으로서 ‘지역학’이 체계적으로 자리매김하는데 걸림돌이 돼 왔다.

학술대회와 더불어 이날 전국 10여개 연구기관이 참여하는 ‘전국지역학 연구기관 워크숍’도 개최된다. 이 자리에서는 전국 지역학 연구기관의 연구성과와 향후 과제를 논의한다.

또 전국 지역학 연구기관들이 연구 성과와 학술정보를 일상적으로 교류하고 지역학 연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한다.

김 박사는 “이번 대회가 지역학 연구가 학문적 체계를 구축하는데 밑바탕이 되길 바란다”며 “부분적으로 진행돼 왔던 각 지역학 연구기관간 교류도 그 폭이 넓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주희기자 juhee@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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