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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으로 풀어낸 배다리 살리기

미국 미스터리 추리작가 엘 데어 비거스(1884∼1933)의 출세작 ‘볼드페이트의 일곱열쇠’와 이를 희곡으로 다시 써 브로드웨이 연극으로 대성공을 거둔 조지 M. 코핸(1878~1942)의 문제작이 지난달 번역, 국내팬에게 소개된 바 있다.


이번엔 연극작품으로 무대에 오른다. 원작에서 모티브를 따 현재 인천으로 무대를 옮겼다. 번역 당시 책임편집을 맡았던 장한섬씨가 새롭게 각색을 했다. 씨아리 소극장 진정하 대표가 연출을 맡아 극단 ‘놀이와 축제’와 극으로 완성시켰다.



제목이 ‘수도국산의 일곱열쇠’다. 23~25일 배다리 스페이스 빔 1층 우각홀에 자리를 편다.


“원작은 브로드웨이에 올린 작품이다보니 스케일이 대단해요. 모티브를 꺼내 각색을 하자는 데 의기투합했어요. 새로 쓴 창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진 대표가 배경을 들려준다.


“비거스의 소설과 코핸의 희곡을 융합시켰지만 그러한 내용물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은 ‘배다리’라는 그릇이 있기에 가능했습니다. 100년이 넘는 역사와 문화를 파괴하는 인천 중·동구 관통 산업도로의 무효화를 위한 시민운동은 사회의 약자인 동네주민들에 의해 불붙었지요. 예술이 정치적 계몽을 위해 시류에 편승되는 것은 경계해야겠지만, 이웃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야말로 비판받아야 합니다.” 장씨의 변이다.


연출가는 목적극 성격이 있다고 짚는다. 그럼에도 철저히 연극으로 접근했다고 밝힌다.


“한쪽이 옳고 다른쪽이 그르다는 식의 노동운동성 연극에서 탈피하고자 했습니다. 원작에서 보여진 인물들의 정체성 찾기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어요. 무엇보다 스토리가 깔끔합니다.”



주인공 노상수는 도시 디자이너다. 송도국제도시와 계양산 골프장도 그의 손에 의해 디자인됐다. 이번엔 배다리 산업도로를 디자인하려 한다. 역시 자신이 설계했던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에서 다음날 주민설명회를 할 예정이다. 늦은 밤까지 설명회를 준비하는 노상수에게 박물관 직원들이 열쇠를 얻고자 드나들며 방해를 한다. 급기야 도둑까지 들어오는데….


문제의 현장 한가운데 자리한 스페이스 빔에서 공연을 올리는 것도 그래서다. 첫날 공연에서는 순전히 주민을 초청, 그들을 위한 공연으로 갈 예정이다. 한편으로는 배다리시민모임 기금마련 공연이라는 의미를 더했다.


“그 공간에서 여는 첫번째 연극공연입니다. 구조가 재미있어요. 특별한 작품이 될 겁니다.” 연출가가 기대를 건다. 23일 오후 7시, 24일 오후 4시·7시, 25일 오후 4시.
☎(032)764-2669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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