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재미없게 쓰는 게 더 힘들지 않나요?”

지난 15일 인천교보문고 이벤트홀에서 소설가 성석제와 인천의 독자들이 만났다. 인천작가회의의 ‘우리시대 작가와의 만남’ 두 번째로 초대된 것이다. 새로 발간한 산문집 ‘소풍’을 중심으로 음식에 대한 지론에서부터 문학론까지 소개되었다.

작품낭독에 앞서 이현식 문학평론가는 작가 박민규 등 2000년대 들어서 횡행하고 있는 ‘유쾌한 소설’의 뿌리는 바로 성석제라고 평가했다. 이어서 성석제 소설의 유쾌함이 현실을 왜곡하거나 조작하지 않고, 긴장감을 유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입속에 가득차는 환희-겉절이’ ‘프로페셔널 아마추어리즘-간장게장’ 등 음식에 관한 산문을 낭독한 성석제는 월미도에서의 첫 데이트 경험 등 인천과 인연을 밝히기도 했다. 책에는 없지만, ‘쫄면’에 관한 짧은 이야기도 성석제다웠다. 친누나가 인천 소재 간호학교를 나왔다며 누나덕분에 처음으로 쫄면을 먹었단다. 지금까지 쫄면은 몸살을 회복할 즈음이면 먹는 음식이라고 전했다.

성석제는 소설이 여행의 소산이라는 지론을 밝혔다. 전국 각 지역 골목에서 작품의 힌트를 많이 얻는다고 했다. 골목의 벽에 기록된 낙서와 메모 등은 정겨울 뿐더러 사람 냄새가 나고, 소설의 재료가 된다고 말했다.

농촌에서 살다가 중학교 때 서울 변두리로 전학오면서 변두리와 ‘잡(雜)’의 세계에 탐독하게 됐단다. 세계평화, 인류애 등 거대담론을 소설에서 이야기하는 것은 부질없다며, ‘음식이야기’는 소설가에게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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