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점을 운영하다보니 다른 이들보다 책을 많이 접하지요. 상권 한가운데서 상공인의 한사람으로서 주변에서 겪는 이야기를 지켜보면서 메모해왔습니다. 6~7년 동안 적어둔 분량이 꽤 되더라고요. 책으로 한번 묶어야겠다는 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인천에서 서점을 30년동안 꾸려온 안수복 시민문고 대표가 생애 첫 저서를 한권 내놓았다. 지역 소상인이라는 입장에서 보고 겪은 이야기들을 모아 ‘성공한 사람은 구름 위의 태양을 보고, 실패한 사람은 구름속의 비를 본다’라는 다소 긴 제목을 붙였다.

“소품같은 글들 입니다. 이 시간에도 서점 앞 길거리에서 10년 넘도록 작은 좌판을 펼쳐놓고 오뚝이처럼 앉아있는 초로의 박씨, 얼마전까지만 해도 유명 화장품 회사 대리점으로 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나비사장은 교도소 수감중이에요. 이렇듯 가까운 이웃들의 삶의 이력서가 주요내용 입니다.”

책에서는 거대한 기업을 경영하기 위한 고급마케팅 전략과는 다른, 소매업과 도매업을 중심으로 하는 알짜배기 장사전략을 곳곳에서 제시한다. 안 대표는 실전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통해 난관을 극복하는 방법을 조근조근 풀어준다. 새로운 장사를 하려면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 불황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 낚이지 않는 어장에선 언제 발을 빼야 하는 지, 생생한 전략들을 제시한다.

그리곤 책 말미에 이렇게 쓴다. “아무쪼록 이 작은 책이 사업에 실패해 좌절하는 이들에게 위안과 용기를 주어서 재출발을 다짐하는 계기로, 비록 지금은 안정된 사업을 하고 있으나 예고 없이 찾아오는 도산이란 불청객을 퇴치하는 경영의 항로에 작은 길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장사는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높은 이자돈을 무서워 하라 △다시 소형매장으로 또하나의 혁명을 △새장사를 선택하는 요령 등 모두 9장으로 나눴다. 각 장에는 3편에서 최고 14편의 글이 실려있다.

“내 스스로도 성공한 사람에 들었다고 호언하지는 않습니다. 떼 돈을 번 것도 아니니까요. 다만 좋아서 선택한 길을 지키려고 열심히 살았습니다. 남모를 긍지가 있지요. 인생과 장사는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신감이 없다면 성공도 없는 것이지요.” (문지사 출간, 257쪽, 9천800원)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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