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의 예술총서 ‘문화의 창’ 네번째 편은 검여 유희강이다. ‘불굴의 예술혼 검여 유희강’이라는 표제를 붙여 드디어 한권의 책을 펴냈다.

검여 서거 30주년에 맞춰 재단은 지난해말 인천문화예술 대표인물 조명사업 일환으로 검여를 기리는 특별전과 심포지엄을 열었다. 전시에서 보여준 대가의 예술세계와 심포지엄에서 건져올린 성과들을 한데 모은 것이 이번 총서다.

“검여 유희강선생은 인간 비극을 극복한 드라마틱한 생애에서 오는 독특한 서예 예술적 특성과 고귀한 성취를 이룩한 분이다. 선생이 거둔 성취는 한국 현대서예사에서 추종하기 어려운 돌올한 기념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는 데 그 의미가 존재한다.” 김양동 계명대 교수가 서두에서 밝힌 발간사다.

검여는 인천 시천동 근기사족인 진주 유씨 가문에서 태어나 유가풍의 문한을 이어받았다. 중국으로 건너가 한학과 서화, 금석학, 서양화 등을 공부하며 예술적 외연과 역량을 키운다. 이는 꿋꿋하고 호방한 우수서의 절정을 구가하는 서예 세계형성의 밑거름이 됐다.

이번 총서에서는 인천이 낳은 예술가로 조망하는 시각에서 한발 나아가 추사이래 서예계의 거봉으로서 접근한다.

세 부분으로 나눴다. 검여의 삶과 예술세계를 조명하는 데서 출발한다. 이어 검여를 회고하는 글들을 모으고, 검여가 살아생전 기고한 글들로 마무리했다.

1부에서는 8편의 글을 실었다. ‘검여 유희강의 생애와 예술’ ‘근현대 서예사에서 검여의 위치’ ‘검여와 중국 근대 서예’ 등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이희환 인하대 박사후 연구원은 ‘백범과 검여집안과의 관계, 유안무와 인천의 지사들’이라는 글을 통해 검여 진주 유씨 집안과 백범의 행적을 연결하며 민족운동사 일각을 새로 밝혀냈다.

2부에서는 지난해 타계한 서예가 여초 김응현 선생, 이경성 전 국립현대미술관장, 최순우 전 국립박물관장, 고은 시인 등 지인들의 회고담 14편을 실었다.

부록으로 ‘검여유고’를 붙였다 ‘내 고향의 봄’ ‘완당론’ ‘좌수서도고행기’ 등 6편을 만날수 있다. 말미엔 연보를 넣어 완성도를 더했다. 다양한 도판과 전각은 덤이다.
(383쪽, 1만원)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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