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축구를 주관하는 FIFA의 비밀스런 영역에 침범한 사람이 있다. 조사전문기자 앤드류 제닝스는 아름다운 축구경기의 어두운 면을 탐문하는데 4년이라는 시간을 보낸다. 어느 국제기구와도 독립적인, 순수해야 할 축구기관이 실제로는 국가간의 이해관계에 커다란 영향력을 끼치는 파워집단으로 변모해있음을 폭로한다.

바로 ‘파울! FIFA의 은밀한 세계’라는 책을 통해서다. 책에서 제닝스는 FIFA의 고위 간부들이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입장권을 몰래 빼돌려 수익을 챙겼으며 스위스 출신 제프 블래터 회장도 이들의 부정에 눈을 감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블래터 회장은 축구관계자들로부터 100만 파운드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스위스 경찰에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한발 더 나가 저자는 어떻게 독일이 2006년 월드컵 유치권을 얻었는지, 2010년 월드컵 유치를 위해 각국 축구협회와 FIFA가 막후에서 어떻게 접촉했는지 내막을 공개한다.

책은 눈앞에서 펼쳐지는 것 같은 생생한 묘사와 필체로, FIFA와 블래터 회장, 각국 축구협회 인물들이 자행하는 뇌물수수, 부정선거, 월드컵 입장권 관련 비리를 낱낱이 파헤친다.

IOC 스캔들을 폭로했던 저자의 이력에 힘입어 유럽 현지에서 관심을 끌었던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이 단지 흥미만을 충족시키기 위함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우리의 기대를 저버리는 수많은 비리들, 그 중 한가지 예를 통해 세상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시각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의도를 밝힌다.

이책이 번역본으로 최근 국내에서 출판됐다. 인터넷 언론 ‘마이데일리’에서 스포츠 기자로 활동하고 있는 인천출신 조건호 기자와 조선일보 엔터테인먼트에서 근무하고 있는 최보윤 기자가 우리말로 옮겼다. ‘피파의 은밀한 세계-피파의 은밀한 거래’라는 표제를 붙였다. (교문사 발간, 432쪽, 1만5천원)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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