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을 기다렸습니다. 우승의 한을 풀어 인천시민의 화합에 기여했으면 좋겠습니다.”

SK와이번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이 진행되는 인천문학경기장에는 ‘행복한’ 시민들로 만원을 이뤘다. 3만석을 수용하는 문학경기장은 잔치를 즐기는 이들의 꿈과 희망을 수용하기에는 부족해 보였다.

동부화재 신인천사업소 직원 30여 명은 경기시작 3시간 전인 3시쯤 문학경기장 3층 객석을 채우며 가을 잔치를 만끽했다. 이날은 전 직원이 화합을 이뤄 인천팀을 응원하기 위해 업무를 조기에 마감했다는 것.

안양에 사는 김도완(35) 소장은 “기다리는 동안 직원들과 야구를 중심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었다”며 “직원 화합을 야구장이라는 잔치마당에서 벌일 수 있어 즐거울 뿐”이라고 말했다.

직원 강성자(47·여)씨는 “인천이 전국적으로 부각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고, 시민들이 화합할 수 있는 자리”라며 즐거워했다. 특히 일부 직원들은 박찬호가 경기장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얼굴이라도 보고싶다고 말했다.

경기장 곳곳에는 카메라를 ‘의식’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방송사와 신문사의 카메라를 보고 환하게 ‘V자’를 내보이는가 하면, 시민들은 각자 준비해온 디지털카메라로 야구장의 축제분위기를 담기 바빴다.

경기시작 1시간 전부터 1루쪽 응원석에는 붉은 물결을 선보이며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을 방불케하는 열광을 보였다. 이들은 빨간막대와 응원수건으로 일사분란하게 본경기에서 펼칠 응원을 준비했다.

야구를 매개로 ‘인천∼SK’를 외치는 이들 시민들은 시끄러운 앰프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축제를 즐기기 위해 준비가 돼 있는 사람처럼 보였다. 응원석에는 외국인들도 눈에 많이 띄었다.

인천 영선초등학교 교사들과 함께 야구장을 찾은 원어민 교사 카일리 리틀(Kiley little·23)씨는 “지난 9월에 한국에 왔는데, 오자마자 이렇게 화려한 경기를 보게 돼 기쁘다”며 “한국의 응원문화를 배울 수 있는 자리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넷 공간에서 활동하다 경기가 있는 날이면 문학경기장을 찾는다는 ‘와이번스클럽’ 회원 50여 명은 한국시리즈라는 큰 축제에 참여하는 게 덧없는 영광이라고 입을 모았다.

노형관(31) 회장은 “올해 SK와이번스가 명문구단으로 도약했고, 마니아급으로 응원한 입장에서 인천시민들에게 최고의 가을잔치가 됐다”고 말했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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