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코다리(북어)가 익으면 살이 부서져 예쁘지가 않죠? 하지만 이런 식으로 하면 절대 부서지지 않아요.”

매주 수요일 오후 7시면 인천근로자문화센터(인천시 서구 가좌4동) 조리실은 북적인다. 직장을 마치고 부랴부랴 이곳은 찾은 이들은 남녀 가릴 것 없이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준비를 하느라 분주하다. ‘사각 사각, 똑 똑 똑 똑….’ 깎고 썰고 씻느라 바쁜 손놀림. 오늘 또 색다른 음식을 만들어본다는 기대감에 모두들 즐거운 기색이다.

차원씨(44). 94년부터 센터에서 취미요리반을 이끌고 있는 고참 강사다. 칵테일, 스피드요리, 일식·중식·한식 등 못하는 요리가 없는, 국내 150여 명에 불과하다는 조리기능장 출신이다.
제과, 제빵, 조주(술을 빚음), 복어, 한·일·중식 등 15개 자격증 소유자인데다 요리외 다양한 영역에 대한 박학한 지식과 친절한 강의로 제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수강생들을 제자라고 하기는 쑥스럽네요. 저보다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많아요. 가족들을 위해 요리를 배우겠다는 대학교수님부터 중·고교 선생님들, 결혼을 앞둔 분들, 직장인 등 다양하시죠. 공통점은 남녀노소를 떠나 매주 새로운 요리세계를 만나는 기쁨에 폭 빠져 사는 분들이라는 거죠.”

‘수강생들이 있기에 내가 있다. 그들이 만족, 감동을 넘어 졸도할 정도로 최선을 다해 가르치고, 나도 열심히 공부하자. 그들을 잘 인도해 날개를 달아주자.’ 그는 알차고 재미있게 강의하려 노력한다. 비록 자격증 취득과 무관하게 취미로 요리를 배우는 이들에게라도 그는 자격증을 딸 사람에게 하듯 정확하고 풍부한 지식을 전달한다.

“평소 상상도 할 수 없었던 멋진 요리세상을 만났습니다.” “요리를 배워 생활이 즐거워졌어요.” “조미료를 쓰지 않는 자연식조리법을 배워 좋습니다.” “아내와 아이들을 놀라게 해주려고 비밀로 배우고 있는데 강의내용이 참 좋습니다.” “시골에 내려가 살 때 동네 어르신들께 해드리려고 배웁니다.” “가족에게 건강한 식탁을 준비해주라는 강사님 충고가 기억에 남네요.”

머리 희끗한 장년에서 20대 젊은이까지 각양각색 수강생 20여명이 스승과 만나 터득해가는 요리의 즐거움을 털어놓는다. 일상을 잠시 벗어나 맞는 두 시간여 동안 그들은 스승의 지식을 자신에게 옮겨 담으며 에너지를 재충전한다.

손미경기자 mimi416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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