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의 본고장 유럽에서 유명세를 더하고 있는 불가리아 소피아 국립오페라단이 인천으로 날아와 오페라의 진수를 펼쳐놓는다. 불가리아를 대표하는 동유럽 최고의 오페라단이다. 한세기를 훌쩍 거슬러올라 창단, 올해로 117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니고 있다.



인천음악문화원과 인천오페라단이 이들을 불러들였다. 인천에 연고를 둔 제1호 오페라단으로 해마다 한편씩 오페라 무대를 이어온 이들이다. 창단 10년을 맞은 올해 인천시민들을 위한 특별한 무대를 준비했다. 이에 시민을 향한 문화예술 향연에 인천신문도 함께 맞들고 나섰다.

셰익스피어 비극을 원작으로 베르디가 완성한 걸작 ‘오텔로’를 들고왔다. 주역 가수와 오케스트라, 합창단, 스태프까지 무려 100여명이 무대를 그대로 옮겨왔다. 11월7일부터 10일까지 오후 7시30분부터 인천종합문예회관 대공연장을 채운다.

# 동유럽 오페라의 진수

불가리아 공연예술을 이끌어가는 예술단은 단연 소피아국립오페라단이다. 지난 1890년 창단하면서 전용극장인 소피아국립오페라발레극장을 개관, 한세기를 뛰어넘으며 불가리아 예술을 꽃피워왔다.

더불어 합창단, 오케스트라, 발레단, 기술스태프, 기획팀 등이 상주인력으로 연간 100여회 공연을 펼치고 있다. 동유럽 최고의 오페라단으로 인정받고 있는 이들이다. 주역 가수 역시 자국은 물론 유럽 유수의 극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오페라단을 이끌고 있는 음악감독 겸 지휘자는 보리슬라프 이바노프. 거장 폰 카라얀에게 발탁, 음악적 영향을 받으며 많은 작업을 함께 한 그다.

베를린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서 40여년간 지휘자 겸 예술감독으로 활동한 바 있다. 유럽의 현존하는 지휘자 중 가장 존경받는 지휘자로 꼽힌다.

이번 공연에서는 이바노프가 총감독을 받아 진두지휘한다. 극장 전속 오케스트라와 합창단, 스태프까지 100여명이 함께 온다. 한가지 더해 무대와 의상도 그대로 가져온다.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대표적 비극 ‘오텔로’. 베르디 오페라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힌다.

셰익스피어 희곡에 관심을 가진 베르디가 ‘아이다’이후 16년간 침묵을 깨고 73세라는 나이에 발표한 ‘오텔로’다. 이제까지의 이탈리아 전통에서 벗어나 극과 음악을 혼연일체로 융합시킨 기념비적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사랑이 무너져가는 과정을 중심으로 오텔로라는 인간의 복잡한 성격 등 원작의 연극적 요소를 음악으로 승화시킨 심오한 작품이다. 소피아국립오페라단이 지난 2004년 무대화, 극찬을 받았다.

# 인천오페라단 열정이 성사시킨 무대

“인천오페라단이 이름을 내건 지 올해로 10년입니다. 오페라 불모지 인천에 오페라를 심어보자는 의지 하나로 한해 한해 작품을 만들어왔어요. 단원들의 노력과 열성이 베어있습니다. 올해는 더욱 특별한 작품을 올리고 싶었습니다. 인천무대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그런 작품을 시민들에게 선사하려 합니다.” 인천오페라단 황건식 단장이 불가리아 소피아국립오페라단을 초청한 이유를 들려준다.

예년처럼 인천오페라단 자체 기획으로 10주년 기념공연을 준비하려 했다.

일찍이 ‘카르멘’으로 정했다. 일이 생겼다. 인천시에서 외부 오페라단을 초청, ‘카르멘’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그대로 가기엔 아무래도 김빠지는 무대가 우려됐다.

내친김에 유럽 최고의 팀을 불러오기로 계획을 수정한다. 직접 유럽으로 날아가 섭외에 나섰다. 불가리아 소피아국립오페라단에게 초청을 제안, 수락을 얻어냈다.

단순한 초청무대에 머물지 않기로 했다. 인천오페라단 주역 가수와 국내 정상급 성악가를 캐스팅하고 인천오페라합창단도 가세, 합동무대로 꾸미기로 했다.

황 단장도 오텔로로 무대에 선다. 이아고역에 유럽에서 주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바리톤 한경석, 데스데모나역에 ‘아이다’ ‘투란도트’ ‘가면무도회’ 등서 주역으로 실력을 보인 소프라노 김은정이 캐스팅됐다. 또 카시오 역에 테너 박진형, 에밀리아역에 메조소프라노 김재희, 로도비코역에 베이스 이병기·김재찬이 선다.

인천오페라합창단도 역량을 더한다. 성악을 전공한 전문가들로 구성된 오페라전문합창단이다. 민간단체로는 국내 유일한 팀이다. 지난 2005년 3월 창단, 다양한 공연을 통해 벌써부터 평론가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

“오페라가 중심이지만 뮤지컬과 성곡, 영화음악, 가곡 등 장르를 넘나들며 레퍼토리가 풍부합니다. 이쁜 소리보다는 볼륨감있는 소리가 특성이지요. 20, 30대 젊은 성악가가 주축입니다.” 임병욱 인천오페라합창단 상임지휘자가 자랑을 건넨다.

지난해말 오디션을 거쳐 합창단을 재정비했다. 이번 공연에서 합창부분은 이들이 주축이 돼 이끌어간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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