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맞은 올해에는 기억에 남는 공연을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그간 우리 잔치로 내실을 다져왔다면, 이번엔 본고장 오페라를 제대로 올려보자 했지요. 현지 오페라극장에서 만난 팀 중 불가리아 소피아국립오페라단이 단연 최고였습니다.”

일선에서 팀을 섭외한 황범구 인천오페라단 부단장이 자부심으로 공연이야기를 시작한다.

유럽 오페라단 초청공연을 확정한 뒤 현지로 날아갔다. 불가리아 국립극장에서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는 노태철 음악감독 소개로 불가리아 소피아국립오페라단 공연을 본 것은 행운이었다. 가히 동유럽 최고라는 명성에 손색이 없었다.

“불가리아가 경제적으론 풍족하지 않지만 국민적인 오페라 사랑은 대단합니다. 소피아국립오페라단은 전용극장에서 1년내내 공연을 이어가지요. 그것도 한 작품이 아니라 하루 건너 다른 오페라를 선보입니다.”

국립극장에는 오페라단을 중심으로 전속 오케스트라, 합창단, 무대스태프 등 수많은 전문인력이 상주하면서 한해 무려 100여회의 오페라를 올린다.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준비돼 있는 셈이다.

오페라단을 이끌고 있는 보리슬라프 이바노프 예술감독의 탁월한 음악적 역량을 환기시킨다.

“젊은 나이에 캬라안에 의해 발탁됐습니다. 이후 베를린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40년간 이끌며 지휘를 한 그죠. 동시에 20대 후반부터 불가리아 국립 오케스트라를 이끌어 왔답니다. 음악적 영향력이 자국에서 문화부장관격 이상입니다.”

작품이야기로 넘어간다. 이번에 들고 오는 ‘오텔로’는 소피아 오페라단 2004년 버전으로 심혈을 들인 작품이다. “불가리아 공연 이후 이듬해 일본 순회공연에 나서 극찬을 받았습니다. 작품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보였습니다.”

부단장으로 인천오페라단 운영에 적극 뛰어든 것이 올해로 3년째다. 황건식 단장의 일삼단편 오페라 사랑을 예전부터 가족으로 곁에서 지켜본 그다. 부친을 도우려 시작한 일이 이제는 ‘나의 일’이 됐다.

“관객이 와서 실망해서는 안되죠. 완벽한 무대를 선보일 수 있다는 점에서 자부심을 갖습니다.”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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