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이민 100년 동안 설움과 배고픔에 살면서 독립자금을 보냈던 그 후손들, 우리 핏줄들을 모국의 도시 인천에서 다시 감싸 안는다는 의미가 매우 큽니다.”

멕시코에서 홀홀단신으로 한국에 날아온 김무선(69) 멕시코 유카탄 무지개학교 교장의 목소리는 감격에 떨리고 있었다. 16일 인천시의회 이명숙 의원의 도움으로 인천대학교 관계자들과 만난 김무선 교장은 멕시코 이민 4세, 5세들의 한국유학, 특히 인천대학교의 유학을 부탁했으며 인천대측의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다.

인천대는 멕시코에서 오는 2명의 이민자 후손들에게 입시를 위한 특별전형 적용과 숙식제공을 약속했다.

김 교장은 과거 미국으로 건너간 뒤 선교를 위해 멕시코를 찾았다가 한국 이민자의 후손들이 한글조차 모른 채 모국을 잊고 사는 것이 안타까워 그곳에 한글을 가르치는 방과후 학교를 설립했다.

“사실 멕시코에 이민을 간 한인들과 그 후손, 특히 혼혈 후손들의 생활은 매우 궁핍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배움 역시 길지 않아 가난이 되물림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천시가 모국을 대표해서 이들을 안아주는 모습을 보니 감격스럽습니다.”

인천대학교에서 공부를 한 멕시코 이민자 후손들이 훗날 한국에서, 멕시코에서, 전세계에서 먼 핏줄을 기억하며 모국을 위해 일할 수 있게되는 것이 김 교장의 바램이다.

그러나 김 교장의 일은 여기서 끝난 것이 아니다. 인천으로 유학을 오는 멕시코 이민자 후손들의 학비를 도와줄 스폰서를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멕시코 이민자 후손들이 인천과의 끈이 끊어지지 않도록 계속 노력할 일 역시 남아있다.

다행이도 모 은행과 대기업 장학재단 등에서 이들의 학비를 도와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낸 상태다.

“얼굴이 이미 멕시칸 처럼 변해 한국의 흔적이 거의 보이지 않아도 분명 이들은 한국의 피를 이어받은 우리 자식들입니다. 이들이 언젠가 자신을 기억하고 도와준 한국을 위해 일할 날이 있을 것입니다. 과거 이민사 100년이 괴로웠다면 이제 앞으로의 100년은 희망찰 것이라 믿습니다.”

김요한기자 yohan@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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