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을 비롯한 대도시 대기오염의 주요원인의 80%는 자동차 배기가스이다.

그중에서도 경유자동차에서 나오는 대기오염물질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에 의하면, 교통부문의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대기오염 피해를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경우 연간 22조 3천억 원이고, 그 중 경유차로 인한 피해만 따지면 연간 17조 1천억 원에 이른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경유차 배출가스로 인한 대기오염 피해비용은 전체의 77%를 차지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인천시는 매년 수백억 원의 예산을 대기환경개선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대기환경개선 효과는 여전히 열악하기만 하다. 이런 상황에서 식물연료를 이용한 바이오디젤은 열악한 인천 도시대기환경을 개선하는데 매우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이다. 바이오디젤이란 콩기름, 폐식용유, 유채유, 팜유 등 식물 연료를 원료로 만든 자동차연료이다. 식물성 기름을 가공(에스테르화 반응)하면 디젤엔진에 사용하는 경유와 물리적인 특성이 똑같은 자동차 연료가 만들어진다. 이처럼 바이오디젤은 일반 경유와 물리적인 특성이 같기 때문에, 자동차를 개조할 필요 없이 경유를 사용하는 모든 차량은 바이오디젤로 운행할 수 있다.

특히 우리가 주목하는 것은 바이오디젤유를 경유 차량에 사용하면 매연,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 물질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다. 미세먼지의 경우 BD20(바이오디젤유 20%+경유 80%)의 경우 18%, BD100(바이오디젤유 100%)의 경우에는 무려 55.4%나 저감할 수 있다는 외국의 결과보고서는 이를 반증한다. 이처럼 바이오디젤은 기존 경유차의 매연을 줄여 도심의 심각한 대기환경을 개선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온실가스를 줄여 지구온난화를 예방하며, 나아가 에너지 해외의존도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온다. 결국 석유에너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경제적인 재생가능에너지로 성장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독일, 이탈리아의 경우 버스, 트럭은 BD100을 쓰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고, 프랑스는 도심버스 뿐만 아니라 관용 차량에 바이오디젤(BD30) 사용을 의무화했다. 나아가 유럽연합은 2010년까지 수송연료의 5.75%를 바이오디젤로 대체하고 2020년까지 수송연료의 20%를 바이오디젤로 대체하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의 빈약한 의지와 관련 정유업계의 로비에 의해 바이오디젤연료 보급이 확대되지 못하고 있다. 도리어 2002년 5월부터 4년간 일반주유소에서 판매 시행됐던 바이오디젤20에 대한 시범보급사업이 지난 7월1일부터 주유소에서 판매를 할 수 없게 고시를 하였다. 이는 바이오디젤보급정책의 사실상 중단결정이다.

산자부의 명목상 이유는 바이오디젤 보급업체들이 중소기업이어서 품질을 항상 보장하기 어렵고, 겨울철에 연료가 일부 냉각되어 자동차엔진에 피해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는 전혀 문제가 안될뿐더러 설득력이 없다. 연료의 품질문제는 품질 인증제 도입을 통해 불량 바이오디젤을 퇴출시키고 질을 높일 수 있고, 겨울철에는 바이오디젤의 혼합비율을 조절하거나 첨가제를 넣어 연료 응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실제 산자부 스스로도 이런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산자부 고시에 따르면 현재 주유소가 아닌 바이오디젤 자가 정비시설 및 자가용주유취급소를 갖추고 있는 사업장의 경우 버스, 트럭 및 건설기계에 바이오디젤20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주유소에서의 바이오디젤20 판매를 금지한 산업자원부의 결정은 논리적으로도 설득력이 없을 뿐더러 도리어 일방적으로 정유사에게 바이오디젤 보급을 맡겨버림으로써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버린 꼴이 되어 버렸다. 이번 결정은 정부가 스스로 바이오디젤 보급에 대한 정책추진의 의지가 없음을 보여준 것밖에는 안 된다.

유럽에서 바이오디젤 보급을 촉진하여 시장을 형성하기 위해 관용차량에 의무적으로 바이오디젤을 사용하게 하거나, 도심지내로 진입하는 트럭이나 버스 등에도 바이오디젤을 사용하도록 하는 등 정부의 의지와는 사뭇 비교된다. 우리는 자동차배기가스로 인해 여전히 더러운 공기를 마셔야 하고, 주유소에서 바이오디젤을 선택할 수 있는 소비자로서의 권리를 빼앗겨 버렸다. 산자부는 지금 당장 바이오디젤20을 주유소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관용차에 바이오디젤을 사용하겠다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결정을 귀감삼아 인천광역시도 관용차에 바이오디젤을 사용하는 선진환경도시가 되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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