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방학이 다가왔다.

아이들을 데리고 어디로 갈까. 부모들의 고민 아닌 고민이 시작될 때다.긴 휴가여행은 먼 곳으로 떠나더라도 주말 하루씩 인천의 숨어있는 자연을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이들 체험학습을 겸해 가족끼리 다녀오면 좋은 곳을 소개한다.

#인천시 녹지관리사업소내 자연학습장

녹지관리사업소는 30만평 규모의 포지에서 수 백종의 꽃과 나무를 재배해 매년 각 구·군에 공급하는 공공기관이다. 그러다보니 일반인의 출입은 어려울 것이라는 인식이 대부분이다. 사업소내 자연학습장(온실, 자연생태관찰로)에 가족 등 시민들의 발길이 뜸한 것도 그 때문이다.

자연학습장은 평일에는 주로 유치원, 초·중학생들의 단체예약을 받고(일반인 출입도 허용) 토·일요일에는 자유롭게 일반에 무료공개한다. 월~토요일에는 숲해설가의 안내도 받을 수 있다.

△온실 2개 동

전국 각지에서 수집한 우리 꽃 야생화에서부터 거대한 국내외종 나무까지 다양한 꽃과 나무가 아름답게 배치돼 있다. 야자수, 극락조화, 소철, 메타세콰이어, 물달개비, 백냥금, 호랑가시나무, 산수국, 은망울꽃, 털머위 등 표찰이 붙어있어 학습에 도움이 된다. 여러 꽃들이 내뿜는 매력적인 향기와 나무가 내뿜는 각종 항균성 물질(피톤치드)이 기분을 상쾌하게 해준다.

온실 안쪽 자그마한 분수대와 주변 풍경은 시골집 안마당에 온 듯 아늑하다.아이들에게 가장 인기를 끄는 코너는 식충식물 코너. 물주머니같은 자루를 달고 있는 네펜데스, 파리지옥, 끈끈이주걱, 통발, 모라넨시스같은 식물이 어떤 방법으로 곤충들을 잡아먹는지 직접 관찰할 수 있어 신기해한다.

△자연생태관찰로

사업소 주변 2km(2천여 평)에 이르는 길에는 복숭아, 잣나무 같은 큰 과실수와 꽃나무, 포기꽃 등이 즐비하다. 관찰로 바닥을 나무로 깔아 오래 걸어도 힘들지 않다. 해가 갈수록 넓어지는 나무의 나이테를 관찰할 수 있는 해설판이 있다.

관찰로 주변도 산과 논, 밭이어서 여러 종의 새와 동물, 곤충을 관찰하는 1석2조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꾀꼬리, 직박구리, 뻐꾸기, 오색딱따구리, 백로, 물총새, 청개구리는 물론 털매미, 줄먼지벌레, 긴무늬왕잠자리, 호리꽃등에, 붉은산꽃하늘소 같은 것들이 관찰됐다.

△기본 정보

인천시 서구청 뒤편(연희동 산 129)에 있다. 버스 1, 17, 17-1, 28, 39, 77번을 타고 서구 보건소 정류장에서 하차한 뒤 주물공단 방향으로 0.7Km 가야 한다. 승용차로 가는 편이 쉽다. 인천시 홈페이지내 녹지관리사업소(http://green.incheon.go.kr/)나 포털사이트 다음 카페(http://cafe.daum.net/garden200505) 참조. ☎(032)568-0211, 440-6681

#연세대 장수농장

인천 남동구 장수동 만의골 가는 길목에 있는 이 농장은 20여년이 되었지만 의외로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연세대 직영농장으로 8만여 평 너른 땅에는 느티나무, 백송, 눈주옥, 곰솔, 반송, 오엽송, 모과나무, 목백합 등이 가즈런히 심어있어 마치 어느 집 정원에 온 듯한 착각이 든다. 밟기에 무리 없는 돌길이 길게 이어지고, 그 양옆으로 굵고 가는 나무들이 빼곡해 오솔길을 산책하는 낭만과 가족의 오붓함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농장 안 소롯길은 여기저기로 갈라지므로 천천히 돌아다니면 숲의 다양한 표정을 관찰할 수 있다.가족들이 앉아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나무 그늘도 많아, 휴일에는 돗자리와 간식을 챙긴 가족들의 모습도 눈에 띈다. 사람들 무리에 지치지 않고 호젓하게 쉬엄쉬엄 자연을 들이마시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농장입구에는 철제대문이 있지만, 언제나 열어놓으므로 출입이 자유롭다. 입구부터 나무 터널이 시작되므로 시원한 나무 바람에 ‘와!’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소래산을 등반하려는 등산객들이 주로 이용하는 길목이기도 해 평일 한 낮에도 등산객 무리를 볼 수 있다.

△또 다른 풍경

농장 한가운데 비닐하우스에는 10년 넘게 키운 분재가 수두룩하다. 독특한 용기에 담은 분재를 옹기 항아리위에 얹어놓아 고향냄새 물씬하다. 지하수를 끌어올려 설치한 수돗물은 차고 맑아 속이 시원해진다.

◇기본 정보

인천 남동구청에서 시흥·수원으로 가는 수인산업도로로 들어서면 된다. 표지판에 만의골(운연삼거리)이라 써 있는 지점에서 좌회전해 포장된 도로를 따라 들어가다보면 왼편에 ‘연세 장수농장’이라 써 있는 철제대문이 있다. 차를 갖고 들어갈 수 없으므로 길가에 세우고 걸어들어간다.

대학이 사유재산임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을 위해 개방한 곳인 만큼 쓰레기를 마구 버린다거나 나무 등을 훼손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인천대공원 후문의 장수천변

맑은 물이 흘러 고향의 개울가를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인천시가 이곳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펴고 있어 비교적 널리 알려진 곳이지만, 아직까지 사람들의 발길은 뜸하다. 바닥이 보일 만큼 깨끗한 물, 길게 이어진 흙길, 꽃과 나무, 주변을 둘러싼 산자락 등이 번잡한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아이 손잡고 걸으며 자연을 소재로 이야기하기에 안성마춤이다.

장수천 바로 옆에 있는 인천시청소년수련관에도 난쟁이붓꽃, 노루오줌, 매발톱꽃, 쑥부쟁이 같은 꽃을 심어놓은 소박한 정원과 배드민턴장, 농구장, 극기훈련장 등이 있어 자연속에서 스포츠를 즐기는 이색재미가 있다.

하천에서 인천대공원 후문쪽으로 걸어들어가는 길에는 상추, 토마토 등을 재배하는 농가가 있다. 귀가길에 싱싱한 제철 야채를 사가는 이들도 있다.

△기본 정보

인천쪽에서 수인산업도로로 접어들어 조금 가다가 ‘장수동’이라는 표지판을 보고 좌회전해 들어가면 된다. 인천시는 지난 5월20일부터 11월11일까지 매주 토요일(놀토는 오전 9시, 일반 토요일은 오후 2시) 이곳을 중심으로 명명된 청소년테마파크(블루존)에서 자전거 해양생태체험을, 5월부터 12월까지 매주 토요일에는 장수천과 관모산에서 청소년미추홀자연생태학교를 열고 있다. 청소년기 자녀는 이 체험을, 가족은 장수천에서 자연체험을 해도 좋을 듯하다.

손미경기자 mimi4169@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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