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요? 이타(利他)를 통한 이기(利己)의 달성입니다.”

한익종(49) 삼성화재 부평지점 지점장은 ‘솔직한’ 자원봉사론을 펼친다. 불순한 의도로 읽힐 수 있지만, 자원봉사는 결국 자신을 위한 것으로 귀결된다고 강조한다. 지역에서 장사를 하면서, 지역으로부터 사랑을 받지 못하면 의미가 없고, 이 점이 성장하는 기업의 핵심이란다.

삼성화재에서 홍보, 감사 등 스태프 부서에 근무하던 한 지점장이 현장에 나온 때는 지난 2004년. 강원도 원주 지점장으로 발령받자마자 기업이 지역에 기여할 수 있는 지점을 찾기 시작했다. 이때 그가 고안한 것이 ‘500원 튜터펀드’. 고객과 계약을 체결하면 본인과 지점에서 500원씩 지역에 기부하는 것으로, 이는 전사적으로 정착했다. 원주시장에게 명예시민을 권유받을 만큼 지역에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부평지점을 맡기 시작한 한 지점장은 어느새 ‘부평사람’이 됐다. 500여 명의 직원을 거느리는가 하면, 연 1천억원의 매출을 올리면서 지역경제에 일조하고 있다. 그에게는 성에 차지 않는다. 서울에 집이 있지만 부평에 관사를 얻어 생활하고 있다.

그는 부평이 유동인구가 많고 지역적 기반이 약한 탓에 지역의 정체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살기 좋은 지역이 되기 위해서는 ‘문화’와 ‘봉사’ 코드가 충만해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선 공공기관의 힘만으로 안 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한 지점장은 ‘삼성화재 부평지점 봉사단’ ‘따사모(따뜻한 사람들의 모임)’ ‘새임봉사대’ 등을 조직하면서 직원들에게 봉사활동을 취향과 특성에 따라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다. 기존의 봉사는 일방적이고 강요 아닌 강요가 있었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이들은 부평구청, 부평소방서, 부평역사박물관 등 지역의 단체·기관과 연계하는 봉사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직원들은 그의 다양한 아이디어에 감복하기 시작했다.

봉사활동을 통해 경영 및 조직문화가 개선되면서 부평지점은 전국 167개 지점에서 GWP(Great Work Place) 3연패를 달성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자연스레 매출도 전국 상위권을 유지하게 된다.

자신은 ‘뜨네기’에 불과하지만, 500여 직원들은 대부분 인천이 연고이기 때문에 지역이 살기 좋은 곳이 돼야 직원들도 같이 흥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경인지역 사업부에 총 8개 지점이 있는데, 총괄 본부는 수원에 있다는 점이 아쉽다고 한다. 인천이 수원에 비해 떨어질 게 없고, 발전가능성이 더 높기 때문에 인천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직원들이 그를 믿고 따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귀뜸한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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