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의 그날이 오면 중국이 아닌 우리의 땅을 밟고 다시 한 번 백두산에 올라 ‘대한민국 만세’를 목청껏 부르고 싶어요.”

지난 5일 중구 답동가톨릭회관 대강당에서 열린 제38회 한민족 통일문예제전에서 인천문학초등학교 정다운(12)양이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그는 지난 5월 백두산을 다녀온 뒤 그곳에서 보고 느꼈던 것들을 ‘아름다운 화해’란 제목으로 여행기를 썼다.

정 양은 백두산을 오르기 전 사진을 통해 천지의 모습을 먼저 경험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천지의 모습은 하얀 눈으로 뒤덮인 채 그 모습을 감추고 있었다. 그러나 천지의 아름다운 모습은 뒤덮인 눈 속에서도 빛나고 있었다고 전했다.

정 양은 글을 쓰기 전 민족의 영산 백두산을 마치 중국의 국토인 것처럼 안내를 하던 국내화교 가이드 언니가 생각났다고 한다. 백두산을 오르기 전 가이드가 태극기를 소지하지 말 것과 만세를 부르지 말 것, 천지에 절하지 말 것 등 3가지 주의사항을 강조했다고 한다. 어느 일본인이 천지에 절을 하고 품속에서 일장기를 꺼내 흔들며 ‘천황 폐하 만세’를 외친데서 금기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TV에서 동북공정에 관한 방송을 보지 못했다면 이런 설명을 듣고도 부당하다는 생각조차도 하지 못했을 거에요. 이번 계기로 왜 남북이 갈라져 있어야 하는지, 왜 통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관심도 늘게 됐어요.”

정 양은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남북정상회담을 연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음이 설렜다고 했다. 그는 남북의 정상들이 통일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모습을 TV를 통해 보며 반가움을 금치 못했다. 하루아침에 통일이란 큰 결실을 바랄 수는 없겠지만 이번 회담을 통해 차근차근 문제를 풀어가면 남북의 철조망도 곧 사라지게 될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됐다고 털어놨다.

“압록강에서 배를 타고 북한땅을 관광하던 중 북한군을 향해 손을 흔들 때 그들이 왜 우리에게 총부리를 겨누었는지 모르겠더라구요. 하지만 한국전쟁에 대한 얘기를 들은 뒤 조금은 알겠더라구요.”

정 양은 “이렇게 과분한 상을 받게 되니 천지를 향해 오르면서 몇 번이나 주저앉고 싶었던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진다”며 수상 소감을 밝힌 뒤 “이번을 계기로 모두가 통일을 위해 노력한다면 지금처럼 총부리를 겨누지 않고 함께 손잡고 나갈 그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효창기자 jyhc@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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