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부터 개인전을 기획했는데 자꾸 때를 놓치곤 했어요. ‘잃어버린 섬’을 주제로 그려온 지 어언 10년을 넘어섰습니다. 한참을 늦었지요. 이번 전시는 그간의 작업을 정리하는 쉼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먹 작업으로 섬 시리즈를 이어온 신근식 한국화가가 개인전에 임하는 마음을 전한다. 그룹전과 초대전을 통해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그가 의외로 개인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2~8일 인천 신세계갤러리에서 예의 ‘잃어버린 섬’을 타이틀로 자리를 편다.

어릴적 섬에 대한 이미지가 늘 심상에 살아있었던 그다. “아버지를 따라서 남동과 서구 가정동쪽 갯벌에 낚시하러 많이 다녔어요. 그곳엔 늘 섬이 있었지요. 또 고교시절 자월도의 원시적인 풍경이 강한 인상으로 각인돼 있어요. 지금은 개발에 밀려 기억속의 섬 이미지는 사라지고 말았지요. 안타깝습니다.”

기억과 닮은 섬을 찾아 개발이 덜 된 태안쪽을 많이 내려갔다. 사진에 담는다. 그리곤 실존하는 섬에 심상속의 섬을 더해 붓으로 살려낸다. 그래서 ‘잃어버린 섬’이다.

수묵이야말로 할수록 매력있는 작업이라고 건너뛴다.

“먹은 한번 칠하면 수정하기 힘들어요. 그림에 대한 계획을 철저하게 세운 뒤 그려야 한다는 거죠. 한편으로는 느낌을 받았을 때 바로 옮겨야 합니다. 서로 충돌하지만 그것이 매력입니다.”

맑은 한국화를 검은 먹이라 해서 어둡다고 이야기하는데 일종의 오기가 생긴다고 던진다.

“일반인들은 먹을 그저 검은 모노 톤이라고 생각하지요. 아닙니다. 동양화에서는 현색이라고 해요. 다양한 색을 그안에 담고 있다는 의미지요. 실제로 그렇습니다.”

더불어 시간성이 살아있다고 강조한다.

화선지 위에 선을 긋다 보면 처음 그은 선이 가장 위에 떠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이 시간성 입니다.”

기억의 공간을 과감한 터치와 풍부한 먹감으로 살린 작품 20여점을 내놓았다.

“나름의 방식대로 시도한 먹 작업이 작가들에게 보여졌으면 좋겠습니다. 일반 관람객들에겐 먹이 검다는 것 그 이상이라는 느낌이 전해졌으면 해요.” ☎(032)430-1157

김경수기자 ks@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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